쌍용차 휴직자 전원 복직.. 판매회복·신규투자 관건

by이진철 기자
2013.01.10 20:39:31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쌍용자동차 무급휴직자 455명 전원이 3년7개월만에 공장으로 복귀하면서 쌍용차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지 주목된다. 최근 쌍용차 판매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인력을 충원하기엔 생산물량이 부족하고, 적자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 정상화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판매확대를 통한 생산물량 증대가 무급휴직자의 성공적인 복귀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쌍용차 노사는 생산물량 증대를 통한 무급 휴직자들의 조기 복귀에 한계가 있는 만큼 내부 조합원들이 고통분담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방안으로 이번 전원 복직에 합의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해 12만대(CKD 포함) 판매를 달성했다. 내수시장에서 23.4% 늘어난 4만7700대, 해외시장에서 2.8% 줄어든 7만1553대를 각각 판매했다. 현지에서 최종 조립하는 반제품(CKD) 수출은 1464대로 전년대비 103.3% 늘었다.

쌍용차의 판매회복세는 코란도스포츠와 코란도C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여기에 마힌드라그룹과 협력을 통해 지난 10월 렉스턴W를 인도에서 출시했고 러시아와 중국 등으로 수출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쌍용차의 무급휴직자 복직 추진은 쌍용차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언급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됐다. 당시 고엔카 사장은 “455명의 무급휴직자 복직이 필요하다면 2~3개월 내 조금씩이라도 채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쌍용차 평택공장은 코란도C를 생산하는 1라인과 렉스턴W와 코란도스포츠, 수출용인 카이런과 액티언을 생산하는 3라인은 정규 8시간 외에 잔업을 하고 있다. 반면 체어맨·로디우스를 생산하는 2라인은 판매부진으로 생산이 정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노사대표단이 무급휴직자 복직안에 대해 협의하는 모습. 쌍용차 제공
올 상반기 출시되는 신형로디우스는 2라인에서 생산되고, 2014년 출시되는 차세대 SUV인 XIV는 1라인에 추가될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무급휴직자 복직에 따른 생산라인 운영과 인원 재배치는 2월초까지 노사 실무협의를 진행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힌드라가 올 상반기 쌍용차에 대한 추가 직접 투자 뿐만 아니라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실행에 옮길 지도 변수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대한 중장기 투자재원 마련과 조기 경영정상화에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은 마인드라라 쌍용차에 대해 향후 4~5년동안 9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신차 3종과 엔진 4개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마인드라는 외부차입을 비롯해 내부 충당, 증자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재원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쌍용차 노사가 정치권의 국정조사 움직임을 의식해 조급하게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에 합의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난 9일 평택공장 조합원 류모씨(50세)가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기도한 사건과 관련, 쌍용차 문제가 다시 정치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있다.

쌍용차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개별기업의 경영상의 문제는 외부의 개입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4800여명의 임직원과 협력업체 등 11만명의 일자리를 보존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오직 경영에 전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쌍용차는 지난 2009년 희망퇴직 1904명, 정리해고 159명, 무급휴직 455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었다. 무급휴직자에 대해선 경영사정이 좋아지면 복귀을 약속했다. 이번에 노사가 합의한 복직 대상에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는 제외됐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노동계의 국정조사 요구의 불씨는 남아 있는 셈이다.

복직을 요구하며 철탑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쌍용차 해고자들 역시 이번 합의와 관계없이 농성을 지속해 반드시 국정조사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