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수출마저'.. 8월 車 해외판매 올들어 첫 감소

by김형욱 기자
2012.09.03 15:42:33

완성차 5개사, 55만141대 판매.. 전년비 7%↓
글로벌 경기침체에 노조 파업까지 악재 겹쳐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8월 자동차 판매가 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내외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에 노조 파업까지 겹치며 내수는 물론 수출마저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3일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한국GM, 쌍용차,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 5사가 발표한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7.1% 감소한 55만141대로 집계됐다.

내수 시장이 전년동기대비 4분의 1 줄어든 8만5543대(-24.8%)를 기록했고, 해외 공장 생산분을 포함한 해외 판매 역시 올들어 처음으로 2.8% 감소하며 46만4598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업체별로는 현대차(005380)가 내수에서 29.9% 감소한 3만5950대, 해외에서 0.4% 늘어난 25만7974대로 전체적으로 4.6% 감소한 29만3924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월 판매가 30만대에 못 미친 건 설 연휴가 끼었던 지난해 2월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이다.

출시 후 월 1만대 전후 판매됐던 신형 싼타페 역시 공급 부족으로 4000대를 갓 넘기는 데 그쳤다.

기아차(000270) 역시 내수에서 12.4% 감소한 3만2078대, 해외에서 2.2% 늘어난 15만8826대로 전체 판매가 0.5% 감소한 19만904대를 기록했다. 플래그십 세단 K9(801대)의 판매가 출시 후 처음으로 1000대 밑으로 떨어지는 등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내수 판매는 2009년 8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였다.

한국GM 역시 내수(9808대)에서 14.0%, 수출(3만5359대)에서 17.8% 감소하며 17.0% 감소한 4만5167대를 판매했다.



이 같은 부진은 국내외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와 여름휴가 기간도 있지만 무엇보다 파업 여파가 컸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7월 13일 이래 지난달 30일 임금협상 타결 전까지 27차례의 파업으로 총 7만9362대의 생산 차질을 기록했다. 기아차의 생산차질 4만2157대를 더하면 총 생산차질은 12만1519대를 기록하고 있다.

8월에도 파업이 진행된 현대·기아차의 국내공장 생산분은 각각 31.0%, 17.7% 감소한 반면, 해외공장 생산분은 각각 14.0%, 21.5% 늘어나며 서로 상쇄하는 형태였다.

더욱이 현대차는 3일 임협 조합원 투표를 남겨두고 있고, 기아차와 한국GM은 아직 노사 임단협 합의안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파업 리스크’는 이달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판매 감소를 해외 판매로 만회해 왔는데 노조의 5차례 부분파업 및 잔업·특근 거부로 전체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내수 4001대, 수출 7081대 등 전년동월대비 59.4% 감소한 1만1083대를 판매했다. 쌍용차는 내수 3706대, 수출 5358대로 전체 판매는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9.7% 감소한 9064대를 판매했다.

한편 트럭·버스 및 수입차를 제외한 승용·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 내수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가 42.7%, 기아차 36.2%, 한국GM 11.8%, 르노삼성 4.8%, 쌍용차 4.5%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