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안에…` 구리 선물값, 가격제한폭까지 추락

by이정훈 기자
2014.03.12 15:39:38

상하이 선물거래소서 구리선물 하루새 5.4% 급락
中 크레딧 불안탓..선물계약 환매땐 추가하락 우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국에서의 연쇄적인 기업 파산과 그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인해 하락압력을 받고 있는 국제 구리값이 중국 선물시장에서 하루 가격 제한폭까지 급락했다.

12일 중국 상하이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 5월 인도분 가격이 전일대비 5.4%추락한 톤당 4만3690위안(7115달러)까지 하락했다.

구리값은 하루 최대한 떨어질 수 있는 가격 제한폭까지 다 내려갔고 닷새째 연속으로 하락했다. 특히 가격은 지난 2009년 7월 이후 무려 4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날에도 구리값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의 4년만에 최저 수준인 톤당 65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주 목요일 이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값은 일주일도 안돼 거의 600달러, 8.9%나 하락했다.



이같은 구리값 하락은 중국에서의 크레딧 우려와 수요 감소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상하이 태양광 업체인 차오르超日) 태양에너지 과학기술유한공사가 회사채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한데 이어 이날도 태양광 패널업체인 바오딩(保定) 톈웨이바오볜(天威保變)전기유한공사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상하이증권거래소로부터 채권과 주식 거래를 일시 정지당했다.

문제는 이같은 가격 하락으로 인해 구리 현물을 인수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체결한 선물계약이 한꺼번에 환매(언와인딩)될 경우 이미 공급 우위인 시장에서 구리 공급량이 크게 늘어나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은 글로벌 구리 소비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올들어 현물시장에서의 중국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다.

스티븐 브릭스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중국에서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동안 가격을 지지해온 선물계약들이 이제 덜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