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이황 교수팀, AI로 제어하는 3차원 건물 차양 기술 개발
by한광범 기자
2023.10.12 12:00:00
스마트팜·태양광 모듈 등 사회 인프라 건설 응용 기대
| 교신저자 이황 아주대 교수와 제1저자 Takhmasib Mollaeiubli. (사진=한국연구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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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인공지능(AI)으로 건물의 외양이 변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구현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이황 아주대 교수 연구팀이 AI를 통해 재실자의 쾌적성을 실시간으로 예측해 자동으로 형태를 변경하는 3차원 건축 외피(차양)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건물에는 실내 환경의 쾌적성을 위해 외부의 빛, 바람, 온도 등을 일정하게 조절하는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하지만 외부 창호 등을 통한 일조·일사 부하가 에너지 절감·재실 쾌적성 조절에 큰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생명체가 형태 변화를 통해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듯 외부 환경과 직접 맞닿는 외벽 및 창호의 형태 변화만으로도 복잡한 기계설비의 도움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사용량 등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된 건축 설계 기법 및 건설기술 개발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황 교수 연구팀은 기후변화·탄소중립 시대의 친환경 건축을 디자인적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로보틱스 및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키네틱(kinetic) 건축’ 기법을 도입했다. 키네틱 건축은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여러 조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구조, 행태, 재원이 스스로 조정해 바꿔나가는 것을 기반으로 한 건축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우선 3차원적으로 개폐하는 외장 차양을 다양한 건물 유형에 널리 보급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기 위해 모터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구동 방식을 효율화한 메커니즘을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 ‘Machine-Learned Facade’로 명명된 개발된 인공지능 건축 가변형 파사드 완성 모습. (자료=한국연구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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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삼각형 입체 모듈의 일체화를 통해 제작 및 시공의 복잡성을 획기적으로 낮췄으며 AI를 통해 실시간으로 실내 조도와 시각 쾌적성을 예측해 최적 각도를 찾아 건물 차양 외피가 변형하는 방식으로 운영 소프트웨어의 복잡성을 크게 간소화할 수 있었다.
키네틱 건축으로 불리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입체 건물 외피는 일부 해외 사례에서 시도된 바 있지만 AI를 활용한 키네틱 차양 외피를 제어하는 방법을 실제 구현 및 검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황 교수는 “실용적인 개발을 통해 현장검증을 마친 만큼 스마트팜, 태양광 모듈을 비롯한 기타 사회 인프라 건설에도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우수 신진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건축·건설·토목 분야 최상위 국제(SCIE) 학술지인 ‘오토메이션 인 컨스트럭션(Automation In Construction)’ 온라인판에 지난달 16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