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서 하루 10건 이상 사이버공격…美대선개입 가능성도
by박종화 기자
2023.03.16 15:39:29
우크라 동부 공세 맞춰 사이버공격도 강화
허위정보 등 유포해 우크라 부정여론 부추겨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춘계 공세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이버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미국 등 우크라이나의 우방국에서 사이버 여론전(influence campaign)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사이버 공격과 여론전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MS는 우크라이나의 우방국과 군수 공급망 관련 민간기업을 겨냥한 러시아의 사이버 스파이 작전이 강화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은 올 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함께 거세졌다. ‘샌드웜’으로도 알려진 러시아 해킹 조직 ‘이리듐’은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에너지 관련 기관에 해킹을 위한 피싱 메일 등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이리듐이 네트워크 시스템이나 데이터를 파괴할 수 있는 폭스블레이드·캐디와이퍼 등 멀웨어(악성코드) 배포도 준비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에너지와 물류·군사 네트워크가 하루 10건 이상 러시아 사이버 공격을 받고 있다고 NYT에 밝혔다. 클린트 와츠 MS 디지털위협분석센터 국장도 “핵심 인프라 표적에 접근해 치명적이거나 변형된 랜섬웨어 공격을 가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주요 데이터를 백업하는 방식 등으로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은 미국 등 우크라이나의 우방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주로 사이버 여론전을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친(親) 우크라이나 정치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부추기는 방식이다. MS는 “러시아가 사이버 여론전을 통해 유럽 정치에 관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란드·에스토니아·핀란드 등 우크라이나의 우방으로 꼽히는 국가들이 올해 선거를 치른다. 와츠 국장은 내년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 러시아가 미국에서도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2016년에도 해킹·허위정보 유포 등을 통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