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스타일' 다음..랠리엔 이유가 있다

by김기훈 기자
2012.09.03 15:39:37

외국인 매수세 힘입어 6일 연속 상승
검색광고 바탕으로 한 실적회복 기대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다음(035720)의 오름세가 소리소문없이 무섭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10만원대 초반에서 지지부진하던 주가는 계속된 랠리에 어느새 11만원을 훌쩍 넘었다. 포털주 가운데 유독 외국인의 총애를 받고 있다. 증권가는 상반기 다소 부진했던 다음에 대해 하반기에는 기대를 걸어도 좋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다음은 전 거래일 대비 0.62%(700원) 상승한 11만40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6거래일째 계속된 강세로 이 기간 주가는 10% 정도 뛰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돋보인다.

이날 매수세가 좀 사그라졌지만, 랠리를 지속한 지난주 내내 외국인은 하루 평균 3만7000주 이상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 전체 매수 금액은 203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경쟁업체 NHN 주식을 하루도 빠짐없이 매도한 것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시장이 주목하는 다음의 투자 매력은 경기 둔화에도 탄탄한 실적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검색광고 대행사 계약 이슈는 검색광고 분야의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크게 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다음은 기존 검색광고 대행사인 오버추어와의 재계약과 NHN 자회사인 NHN비즈니스플랫폼(NBP) 또는 구글 등 다른 업체와의 신규 계약 여부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기존 업체와 재계약하면 수수료 지급분을 낮출 수 있고, NBP 등으로 계약 대상을 전환하면 30~40%의 광고 단가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다. 즉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다음의 검색광고 실적에는 긍정적이다.

이에 더해 모바일 광고 시장 성장에 따른 관련 검색광고 매출 증가와 현재 진행 중인 사업분야보다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은 게임사업 등에서도 실적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다음의 랠리를 이끌어 온 외국인의 매수세도 당분간 현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외국인이 포털업계 대장주인 NHN보다 국내 시장에서의 다음의 안정적 성장성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검색광고시장 등에 집중하는 다음과 달리 NHN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 등을 앞장세워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NHN의 라인은 일본 가입자 수만 2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지만 외국인은 향후 해외시장 성공 가능성에 대해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다음의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점도 다음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는 배경 중 하나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음이나 NHN이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모두 양호한 편”이라면서도 “단기적 측면에서 봤을 때는 포털주 가운데 다음이 가장 돋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