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싱가포르, 경제안보 동맹 맺는다…공급망 파트너십 약정 첫 사례

by박종화 기자
2024.10.08 13:20:30

尹 국빈방문 계기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 체결
글로벌 에너지 허브 싱가포르와 LNG 스와프도

[싱가포르=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싱가포르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싱가포르가 ‘경제안보 동맹’을 맺는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의회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현지시간)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싱가포르 통상산업부와 ‘공급망 파트너십 약정’(SCPA)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저와 웡 (싱가포르) 총리는 점증하는 국제 경제의 불안정성에 대응하여 전략물자의 공급망과 에너지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CPA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공급망협정을 양자화(化)한 것으로 더욱 강한 협력 사항을 담고 있다. SCPA를 체결한 건 양국 모두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싱가포르가 중개무역 중심 국가이지 않느냐“며 ”싱가포르가 공급망이나 대체 수급처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SCPA가 공급망 안정에) 도움이 되리라 보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SCPA 체결국을 5~6개국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SCPA에서 양국은 공급망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급망 교란이 발생하면 긴급회의를 열어 공동대응을 모색하기로 했다. 원자재 중심의 기존 공급망 협력과 달리 바이오나 디지털 등 첨단산업으로도 협력 분야를 확대한 게 한-싱가포르 SCPA 특징이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싱가포르는 LNG 재수출량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글로벌 LNG 교역 허브다. 정부 차원의 LNG 협력 MOU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MOU에서 양국은 LNG 공동 구매는 물론 필요시 재고물량을 교환하는 LNG 스와프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은 난방 때문에 겨울에 LNG 수요가 많지만 싱가포르는 냉방용 전기 생산을 위해 여름에 LNG 수요가 늘어난다. LNG 스와프를 활용하면 계절에 따른 재고 변동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국내 천연가스 수급을 안정시키는 한편 LNG 도입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