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스, 여드름 패치 내달 美 출시…수익성 개선 기대

by김새미 기자
2023.03.06 14:38:23

독보적 마이크로니들 기술력에도 5년 이상 적자 지속
티앤엘, 여드름 패치 제품의 미국 수출 증가로 실적 ↑
기존 여드름 치료제 대비 경쟁력 충분…국내서도 출시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라파스(214260)가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적용한 여드름 패치를 발판으로 오랜 영업적자를 벗어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라파스 CI (사진=라파스)
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라파스는 여드름 치료용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내달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말 완공된 천안 공장에서 출시되는 라파스의 첫 마이크로니들 일반의약품(OTC) 제품이다. 바르는 약 성분에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을 적용해 약물 전달 효과를 개선한 게 특징이다.

라파스가 해당 제품을 출시, 수출하면서 오랜 영업적자의 고리를 끊고 수익성 개선의 기반을 다질지 기대된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과 관련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업체지만 5년 이상 적자를 지속하는 등 수익성면에서는 고전해왔다.

지난해에는 마이크로니들 기반 화장품 매출이 해외 위탁개발생산(ODM)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흑자 전환이 기대됐지만 결국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영업손실이 전년보다 235.7% 증가한 69억원으로 잠정 집계된 것이다. 신제품 출시에 따른 광고선전비와 판매수수료가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이 2021년(2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라파스의 매출은 전적으로 마이크로니들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중 114억원(92.39%)이 마이크로니들에서 발생했을 정도다. 이 중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아크로패스(ACROPASS)’는 44억원의 매출을 내면서 전체 매출의 31.88%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매출은 한국이 절반 이상(57.86%)이지만 미국(23.22%)과 일본(29.14%) 등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

시장에서는 라파스가 이번 여드름 패치의 미국 출시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업체들 중 일부는 이와 유사한 제품을 이미 미국 등에 수출해 상당한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티앤엘(340570)은 여드름 패치 제품의 미국 판매를 통해 꾸준히 매출을 내고 있다.



티앤엘은 2018년부터 히어로 코스메틱스(HERO COSMETICS)를 통해 여드름 패치 ‘마이티 패치(Mighty Patch)’를 미국에 판매하고 있다. 여드름 패치 제품의 미국 수출이 급증하면서 티앤엘의 하이드로콜로이드 제품 수출액은 2018년 13억원, 2019년 33억원, 2020년 91억원, 2021년 332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말 수출액은 251억원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해 9월 히어로가 글로벌 생활용품기업 처치앤드와이트(Church&Dwight, C&D)에 인수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히어로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티앤엘 매출의 43.7%를 책임지고 있는 주요 매출처로 티앤엘의 미국 수출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히어로가 C&D에 인수되면서 북미로 집중됐던 유통망이 유럽 등으로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티앤엘은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에 대비해 자체적인 생산능력도 키웠다. 지난해 6월 1차 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지난해 말 2차 증설을 마치면서 연간 생산능력(CAPA)를 1000억원 규모로 늘렸다.

라파스의 여드름 패치는 국내 창상피복재 업체들의 제품과 달리 처방 연고로 받는 살리실산을 마이크로니들로 만든 형태이기 때문에 훨씬 치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라파스는 여드름 패치의 경쟁 대상으로 창상피복재를 넘어 기존의 먹거나 바르는 방식의 여드름 치료제를 겨냥하고 있다. 라파스의 여드름 패치는 기존 연고제형 치료제의 30% 용량으로 동등 이상의 효능을 내는 것은 물론, 패치제형이라 환부를 보호하는 효과도 추가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퍼시스턴스 마켓 리서치(Persistence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전 세계 여드름 치료 시장은 2020년 58억달러 규모로 오는 2031년까지 연 평균 6% 이상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5000만명이 여드름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라파스는 지난해 말 천안공장을 완공하면서 생산공정 합리화도 마쳤다. 라파스는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제조방식 ‘DEN(Droplet Extention)’으로 글로벌 특허도 등록한 업체다. 기존 마이크로니들 제조업체가 생산에 12~24시간을 투입한다면 라파스는 5분 만에 생산이 가능한 업체다. 특히 열 건조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열에 취약한 바이오의약품에 적용하기 용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파스는 이번 여드름 패치를 시작으로 마이크로니들 사업 영역을 화장품에서 의약품으로 확대하게 됐다. 일반의약품은 물론, 전문의약품(ETC)까지 영역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해당 여드름 패치를 제형 변경해 개량신약으로 임상을 진행한 후 제품 출시할 계획이다.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라파스가 여드름 패치를 미국에 수출하면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해당 제품 판매는 수익성이 나쁘지 않은 사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