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사전공개서비스, 위닝펏에 '선빵' 날린 ‘온 그린’
by게임메카 기자
2014.10.16 14:45:13
스포츠게임은 이미 국내 게임업계에서 주류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골프게임은 예외다. 유저가 한정돼 있다 보니 신작 게임 유입이 극히 드물고,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샷 온라인’과 ‘팡야’가 아직까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타이거 우즈 PGA 투어’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작품이 속속 나오고 있는 해외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이 상황에도 조만간 종지부가 찍힐 전망이다. 골프게임 세대 교체를 내세운 신작 게임 2종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샷 온라인’ 개발사인 온네트가 개발하는 신작 ‘위닝펏’, 그리고 스크린골프 1위 업체인 골프존의 첫 온라인게임 ‘온 그린’이 그 주인공이다. 이 둘은 크라이엔진 3을 통한 차세대급 그래픽, 현실과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의 섬세한 물리 엔진 등 닮은 점이 많아 종종 비교의 대상이 돼 왔다.
그리고, 마침내 2014년 10월 23일, ‘온 그린’이 사전공개서비스를 통해 먼저 승부수를 띄운다. 지난 8월 초 첫 테스트를 마친 지 불과 2달 반 만이다. 상당히 빠른 전개인데, 게임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쉽지 않은 행보다. 게임메카는 14일(화), ‘온 그린’ 개발을 총괄하는 골프존엔터테인먼트 김운형 PD를 만나 그 동안의 개발 비화와 각오에 대해 들어보았다.
| △ 사전공개서비스에 들어가는 '온 그린' (사진제공: 네오위즈게임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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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김운형 PD: 안녕하세요, 골프존 엔터테인먼트 OG스튜디오에서 ‘온 그린’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김운형입니다. 과거 ‘크로노스 온라인’ 기획팀장을 거쳐 웹젠 ‘뮤’와 아이덴티티게임즈 ‘드래곤네스트’ 개발을 맡았습니다.
전작이 전부 MMORPG다. 스포츠게임 개발은 처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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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형 PD: 맞습니다. 검 휘두르고 마법 쓰는 RPG만 개발하다 보니 다른 장르 게임도 만들어보고 싶었죠. 그 와중에 골프존에 입사하며 골프 게임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입사하기 전엔 골프는 전혀 못 쳤고, 게임을 통해 룰만 알고 있는 정도였으니 골프 경력은 꽤 짧죠.
사실 저 뿐 아니라 개발팀원 대부분이 골프와 거의 연관 없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심지어는 TV에서조차 골프를 한 번도 접해보지 못 한 사람도 있었어요. 그래서 일단 골프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해 주기 위해 입사 후 3개월 정도는 게임 개발은 뒤로 미뤄두고 골프를 먼저 가르쳤습니다. 스크린골프 연습에서부터 직접 필드에 나가기까지 했죠. 일반 게임개발사가 아닌 골프 회사였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덕분에 지금은 많은 팀원들이 골프를 곧잘 칩니다. 저는 스코어가 90대 정도 나옵니다. ◀ 골프존엔터테인먼트 김운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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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OG’라는 이름으로 게임이 발표된 지도 벌써 4년이 지났는데, 가장 고생했던 순간은?
김운형 PD: 일단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 팀을 세팅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지금이야 골프존 엔터테인먼트가 분사되어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지만, 4~5년 전 골프존은 골프 업체였거든요. 아무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려다 보니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습니다. 위에서 말했듯 개발자들이 골프를 편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도 중요했죠.
그 후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게임의 방향성을 정하는 일이었습니다. 골프게임이라 하면 ‘리얼’과 ‘캐주얼’ 두 개의 길이 있는데요, 저희가 처음 가려고 했던 길은 EA의 ‘타이거 우즈 PGA 투어’ 같은 실사 풍 골프게임이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리얼하면 콘텐츠 확장성이 제한될 것 같다는 우려가 들더군요. 결국 결국 리얼함을 살리면서도 게임적 요소가 살아 있는, 리얼과 캐주얼의 중간적 느낌으로 변경했습니다. 이 때 개발 방향이 크게 바뀌었죠.
골프게임은 섬세한 물리 효과를 구현하기 위한 관련 노하우가 필수적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했나?
김운형 PD: 일단 골프존 자체가 스크린골프 1위 업체이다 보니 관련 노하우가 풍부합니다. 물리엔진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고요. 저희는 그것을 게임용으로 재구성했죠. 스크린골프 엔진이 헤드 스피드나 회전값을 시뮬레이션 해서 결과를 도출한다면, ‘온 그린’ 엔진은 게임 캐릭터의 운동 능력이나 주변 환경, 아이템 능력치 등을 바탕으로 공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 합니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코스 역시 골프게임의 핵심 요소다. ‘온 그린’의 코스 개발 과정이 궁금하다
김운형 PD: 코스 설계는 가장 힘든 작업 중 하나였습니다. 그 동안 만들다 버린 코스만 수십 개는 될 겁니다. 처음엔 ‘스크린골프 코스를 그대로 재구성하면 되지 않겠어?’라며 다소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골프 코스 속에 숨겨진 다양한 의미를 전혀 몰랐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실제로 골프를 배워 보니 장식으로 생각했던 코스 내 개체들이 제각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멋에만 치중해 만든 코스도 있었는데, 실제 플레이에 대입해 보니 골프의 재미를 해치더군요. 골프 코스를 실제로 시공/설계하는 골프존 계열사 관계자 분들의 자문과 가르침을 받아 나무 하나, 바위 하나 배치까지 수 차례 테스트하며 최적의 코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 실제 골프 코스의 섬세함과 게임성을 강조해 줄 수 있는 아케이드적 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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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을 모두 갖춰야만 '온 그린' 게임 필드가 될 수 있다
공개서비스 이후에는 2주마다 코스를 하나씩 추가하겠다는 업데이트 계획을 밝혔는데, 코스 제작 속도가 생각보다 빠른가 보다
김운형 PD: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엄밀히 말하자면 제가 한 말은 아니죠. 사실 코스 하나 만드는 데 2~3개월은 걸리니까요. 다만 4년 간 비축해놓은 코스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당분간은 여유롭게 코스 업데이트가 가능합니다.
크라이엔진은 대부분 FPS나 RPG에 사용되기 때문에 풀이나 지면 등에 대한 묘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데, 가장 힘들었던 점은?
김운형 PD: 처음 크라이엔진을 선택한 계기는 코스 표현에 있어 전반적인 느낌을 만드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해 위치나 날씨에 따른 라이트 제어 기술 ‘타임 오브 데이’를 포함, 우수한 지형 에디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연출에 필요한 그래프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액션을 수월하게 만들 수 있었죠.
그러나 막상 개발에 들어가니 개발자들을 많이 울리기도 했습니다. 엔진 자체가 FPS에 특화되어 있다 보니 캐릭터나 지형 관련 부분에서는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부분이 많았죠. 가장 힘들었던 점은 최적화입니다. 엔진 자체가 콘솔과 PC 패키지 게임을 염두에 둬서인지 데이터를 크게 잡아먹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를 최적화시키는 데 엄청난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뭐, 어떤 엔진이건 장단점이 다 있는 것 같습니다.
크라이엔진3로 미형 캐릭터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 꽤 세련된 캐릭터가 나왔다
김운형 PD: 고생 많이 했죠. 크라이엔진 특성 상 서구식 캐릭터 렌더링은 참 잘 나오는데, 한국 게이머들이 좋아할 미형 캐릭터와는 안 어울립니다. 그래서 엔진에 내장되어 있는 캐릭터 부분을 많이 들어내고 새로 넣었습니다 여태까지 통째로 뒤엎은 것만 거의 6~7번 정도 되는 것 같네요. 말 그대로 방망이 깎는 노인의 심정으로 캐릭터를 깎아냈습니다. 이후에는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유저들의 개성을 살려주는 쪽으로 발전시키려 합니다.
캐릭터 육성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가? 모 게임처럼 초보 캐릭터가 만렙 캐릭터를 절대 이길 수 없는 정도인가?
김운형 PD: 캐릭터 레벨과 능력치에 따른 플레이 차이는 어느 정도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동일한 조건에서는 장비가 좋고 레벨이 높은 사람이 비거리나 스핀이 높아서 유리하죠. 그러나 레벨이 높아지고 좋은 장비를 갖출수록 게임이 쉬워지진 않습니다. 오히려 레벨이 오를 수록 조작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기 때문입니다. 비거리를 선택하면 조작 타이밍이 까다로워진다던지 하는 방식으로 유리한 부분을 조금씩 포기해야 하죠. 실제로 테스트 중에도 갓 만든 캐릭터가 고레벨 캐릭터를 이기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 △ 아름다운 캐릭터를 육성하는 재미 역시 '온 그린'의 특징 중 하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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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테스트에서 유저 평균 연령대는 어땠나?
김운형 PD: 주로 20대에서 40대가 많았고, 특히 30대 이상 유저가 전체의 70% 이상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골프의 재미를 아는 중장년층에서 많이 관심을 가지시는 것 같습니다. 아마 유저층을 넓히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골프라는 스포츠의 특성 상 야구나 축구처럼 젊은 층에서 열광하지는 않으니까요.
다만 게임성이나 그래픽 부분에서는 젊은 게이머 눈높이에도 잘 맞을 거라 확신합니다. 게임성 역시 골프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더라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플레이 할 수 있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골프존 인프라를 통해 일반 골프 유저들까지 유입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이번 사전공개테스트에서 새롭게 선보여지는 요소는?
김운형 PD: 일단 첫 테스트에서 지적받았던 플레이 스타일과 캐릭터 육성이 보다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바뀌었고, 퍼팅 시스템이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이전에 선보인 퍼팅 시스템은 새롭긴 했지만 알아보기 어렵고 난해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익숙한 방식으로 바꿨죠. 여기에 연관되는 어프로치나 클럽 조절도 업그레이드 되어 전반적인 플레이 감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다만, 뷰티샵이나 매니지먼트 기능 등은 공개서비스 이후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이번 프리시즌은 첫 테스트에서 지적받은 개선 사항에 대한 추가 검증이며, 본격적인 부분은 곧 이어질 공개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 △ 실제 골프존 스크린골프에서 사용되는 시스템을 적용한 '온그린' 그린맵&퍼팅 영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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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 오프라인 인프라 활용 방안과 적용 시기는?
김운형 PD: 공개서비스 시점부터 게임 내 ‘OG 코인샵’과 골프존 통합 마일리지와의 연계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골프존 통합 마일리지는 골프존이 보유하고 있는 스크린 골프, 쇼핑몰, 카운티(실제 라운딩), 아카데미 등 모든 골프존의 오프라인 인프라에서 활용이 가능한 마일리지로, ‘온 그린’에서 획득한 OG 코인을 사용해 골프존 통합 마일리지로 전환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또한, 골프존 멤버쉽과 연계되는 OG 멤버쉽을 준비하고 있으며, OG 회원이 되는 것 만으로도 골프존의 스크린골프 이용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고, 게임 내 다양한 추가 혜택도 받을 수 있도록 준비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공개서비스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린다
김운형 PD: 골프게임 개발을 시작한 지 4년 정도 됐는데, 막상 공개할 때가 오니 아쉬운 느낌이 남습니다. 골프게임은 분명 비주류 장르지만, ‘온 그린’을 통해 골프에 관심 없는 게이머들에게 ‘골프도 재미있는 스포츠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습니다. ‘온 그린’을 시작으로 좀 더 다양한 게임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본 기사는 게임전문매체 게임메카(www.gamemeca.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