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4%대` 물가 상승…복병은 환율

by성문재 기자
2011.10.04 18:53:26

[이데일리TV 성문재 기자]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보다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4%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금값과 집세 상승이 이같은 오름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성문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소비자물가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올랐습니다.

이는 5% 넘게 올랐던 8월보다 1%포인트 하락한 수준입니다.

전월대비로는 0.1% 상승해 지난 5월 이후 넉 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 자료: 통계청, 단위: %

이는 이데일리가 조사한 시장의 예상치와 일치하는 수준이지만, 3%대로 하락할 것이라던 정부의 전망과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보다 3.9% 올라 8월(4.0%)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반면 생활물가는 전달 5.2%보다 1.4%포인트 낮은 3.8% 상승에 그쳤습니다.

이는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이 전달보다 2.7%, 지난해보다는 7.4%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값과 집세가 많이 오르며 정부의 물가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금반지 가격은 전달보다 8.1%, 지난해보다 36.2% 올랐고, 집세는 각각 0.4%와 4.7% 상승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물가에 큰 영향을 주는 달러-원 환율이 오늘 장중 한때 1200원을 돌파하는 등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앞으로 버스와 지하철 등 공공요금 인상이 잇따를 예정인 만큼 물가상승 압력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지난 8월 전년동월대비로 5%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던 소비자물가가 지난달에는 4.3%로 낮아졌습니다. 전월대비로는 0.1% 상승에 그쳐 5월 이후 넉 달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요.

이는 추석 이후에 수요가 감소하고 기후여건이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최근 몇개월 동안 신선식품의 가격이 많이 뛰면서 물가 고공행진을 이끌었는데요. 9월에는 신선식품이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물가가 크게 뛰었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삼성경제연구소는 이같은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실제 물가수준은 8월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자: 네, 8월보다 전년동월대비 상승률이 1%포인트 낮아지긴 했지만 정부의 기대에는 못 미쳤습니다. 이는 금반지와 집세가 많이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되는데요.

지난달 금반지값은 전달보다 8.1%, 지난해보다는 36.2% 뛰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고조되면서 국제 금값이 오른 영향으로 금반지 가격지수도 400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준연도인 2005년보다 3배 넘게 오른 셈입니다.

다만 정부는 금반지의 물가상승률 기여도가 전월비로 0.12%, 전년동월대비로 0.45%인 만큼 금반지를 제외하면 9월 물가상승률이 전달 대비 보합, 지난해 대비로는 3.8%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물가 상승 압력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달러-원 환율은 8월 평균 1074원에서 9월 1125원으로 상승했습니다.

이같은 환율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0월의 첫 거래일인 오늘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5원 90전 오른 1194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장중 한때 1200원을 넘어서기도 했는데요.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0.8%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국제유가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효과는 0.2%포인트 나타나는데요. 다시 말해 환율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유가의 4배로 상당히 큽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달 들어 우편요금이 20원 인상됐고 다음 달에는 서울시가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올리기로 했고요. 경기도도 내년 상반기까지 버스 요금을 인상할 예정입니다. 상하수도 요금과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고요.

여기에 지난달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를 겪었던 한전이 현재 원가에 못 미치는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물가 안정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시장 전문가들은 이미 올해 정부와 한은의 물가목표치 4%는 물건너갔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기자: 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물가 급등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진 바 있습니다. 김중수 총재는 경제에 무리를 주면서까지 물가목표를 달성하지 않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는데요.

대다수의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한국은행이 내년 2분기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국제금융센터가 내놓은 주요 IB 4곳의 전망을 보면 바클레이즈 캐피탈과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3곳은 내년 2분기까지 금통위가 현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JP모건은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에 한차례,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했습니다.

앞서 8월 전망에서는 바클레이즈 캐피탈과 JP모건, 모건스탠리가 4분기 중 한차례 인상을 전망했다는 점을 볼 때 미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대외적 불안이 심화된 것이 금리 결정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내놓고 있는데요. 현대증권은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IBK투자증권도 미국 금융기관의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만 고집할 수 없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