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임금협상 시한 임박…사상 첫 '빅3' 총파업 가나

by이소현 기자
2023.09.13 15:53:47

4년 임금 협상 마감 오는 14일 자정까지
계약 만료 2시간 전 파업 계획 확정키로
"임금 36% 인상" 노조와 빅3 입장차 커
"10일간 파업하면 손실 규모 50억달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완성차 제조사와 전미자동차노조(UAW) 간의 4년 만의 단체 교섭 기한이 임박하면서 대규모 파업 우려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사간 견해차가 커 사상 첫 ‘빅3’를 상대로 한 동시 파업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업계는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미국 경제에 끼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조합원들이 지난 4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노동절 퍼레이드 행진한 후 집회를 위해 모이고 있다.(사진=AFP)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UAW가 빅3 완성차 업체와 임금 협상 마감 시한인 14일 밤 11시59분까지 새 계약에 서명하지 못하면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UAW는 기한 내 임금협상이 불발되면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빅3에서 동시에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빅3를 상대로 한 동시 파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성인 숀 페인 UAW 위원장은 4년간의 계약이 공식적으로 만료되기 2시간 전인 오는 14일 오후 10시에 노조의 파업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UAW가 빅3의 일부 특정 공장만을 파업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략적으로 빅3의 특정공장을 신속하게 셧다운 시키는 식으로 하면 미국 내 자동차 생산에 타격을 주고, UAW가 보유한 약 8억2500만달러(약 1조970억원) 규모의 파업기금이 고갈되기 전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숀 페인(왼쪽 둘째) UAW 위원장이 7월 12일 미국 미시간주 스텔란티스 스털링 하이츠 조립공장에서 UAW 조합원들과 인사하고 있다.(사진=로이터)


UAW의 노조원은 약 15만명에 달해 총파업에 돌입하면 미국 자동차 산업과 경제에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 전문 컨설팅 기관인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은 파업에 따른 생산 중단이 10일간 이어지면 약 50억달러(약 6조64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GM이 직접적으로 입게 될 손실은 3억8000만달러, 포드는 3억2500만달러, 스텔란티스는 2억85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노사간 단체교섭은 지난 7월부터 시작해 지속적으로 진행했지만, 여전히 의견 차이를 좁히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UAW는 빅3가 최근 4년간 큰 수익을 거두고 최고경영자(CEO)들도 막대한 보상을 받은 것을 근거로 노조원의 임금 최대 40%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요구 사항을 밀어붙이다 최근 36%로 낮추는 등 약간 양보했지만, 여전히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 퇴직연금 인상 등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빅3는 전기차 전환 등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모든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최근 스텔란티스는 임금 14.5% 인상, GM은 임금 10% 인상과 연간 3%씩 2회에 걸쳐 일회성 보너스 지급, 포드는 임금 10% 인상과 일회성 보너스 지급을 제안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회사가 UAW에 역사상 최고의 제안을 했고 주4일 근무 등과 같은 요구사항에선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파업에 대비하고 있지만, 파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