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6억 넘게 후원금 가로챈 택배견 '경태' 커플 기소
by권효중 기자
2022.11.02 14:56:21
서울동부지검, 지난달 28일 택배기사 김씨와 여자친구 기소
사기 및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반려견 아프다"며 SNS로 6억 기부 받아 대부분 탕진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택배견 경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끈 후 수억 원의 후원금을 받고선 잠적했던 택배 기사와 그의 여자친구가 재판에 넘겨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지난달 28일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택배 기사 김모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그의 여자친구는 구속 기소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김씨와 그의 여자친구는 지난 3월부터 4월에 걸쳐 반려견 ‘경태’와 ‘태희’의 치료비 명목으로 약 6억1000만원을 모금해 이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2018년부터 택배 기사로 일하던 김씨는 자신의 반려견 ‘경태’를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니는 사진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경태와 다른 반려견 태희가 심장병으로 진단받았는데 차 사고가 나서 택배 일을 할 수 없다”고 후원금을 걷은 후 이를 돌려주지 않았다. 이들은 모은 후원금을 빚을 갚거나 도박 등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4월 국민신문고 진정을 포함, 피해자 6명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고, 김씨의 여자친구가 주범으로 파악돼 구속이 이뤄졌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수사 끝에 지난달 이들은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계좌 추적 등 보완수사를 통해 김씨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282명이 약 8000만원을 더 후원한 사실을 확인했다. 피해자들은 법원에 배상 명령을 신청하면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