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검찰조사에 시민들 "안타깝지만 사필귀정, 국민도 참담"

by노희준 기자
2018.03.15 11:20:21

뇌물죄 검찰소환 5번째 대통령 부끄러워
엄정수사로 진실 밝히고 잘못 있으면 처벌해야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나라를 바로 잡아야지. 순리대로 살아야 하니까.”

15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1번 출구 앞에 있는 모 꽃집. 장사할 준비를 위해 화분을 정리하던 홍모(58·여 )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홍씨는 “내용은 복잡해서 잘 모른다”면서도 “올바르게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 사람이 대통령 아니냐”고 반문했다.

뇌물수수 의혹 등으로 전직 대통령으로 헌정사상 다섯 번째 검찰 포토라인에 선 이 전 대통령을 본 시민들은 전직 대통령의 연이은 검찰 수사에 “불행한 일”이라면서도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검찰 조사가 끝난 뒤 논현동 자택으로 귀가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는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산역 주변 커피숍에서 만난 직장인 여모(39)씨는 “대통령 두 분(박근혜·이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가 있는 비극이 벌써 예측이 된다. 그분도 참담하다고 했지만 보는 국민도 다 참담했다”고 말했다.



‘국가적 망신’이라는 쓴소리도 나왔다. 여의도역에서 만난 직장인 함모(42)씨는 “어제 출근길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을 들었는데 다 히히덕대고 조롱하는 분위기라 씁쓸했다”며 “외국을 보면 한심한 나라가 많은데 외국인이 볼 때 우리나라도 그리 보이지 않겠냐”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참담함과 안타까움과는 별개로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종로에 살면서 법조계에 근무하는 안모(37)씨는 “사필귀정”이라며 “새빨간 거짓은 영원히 감출 수 없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인천에 거주하고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김모(49)씨도 “자업자득이다. 검찰은 철저히 수사하고 이 전 대통령은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회사원 여씨(28, 여)는 “이 전 대통령이 갖고 간 스크립트 중의 마지막 문단은 얘기를 안 했다고 한다”며 “자기는 억울하다는 내용이라던데 계속 부인하다가 그런 자리에 서면 억울하다고 얘기하기가 좀 부끄럽지 않았나 싶다. 최소한 그 부끄러움을 느꼈던 만큼은 죗값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