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한국어 전도사’ 김영기 美조지워싱턴대 명예교수 특강
by김윤정 기자
2024.07.08 14:15:04
미국서 50년 가까이 한국어·한국학 가르치며 헌신
모교 1억원 기부…''김·르노 인문과학 연구상'' 제정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이화여대는 오는 10일 한국어와 한국학 교육에 평생을 헌신한 김영기 미국 조지워싱턴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세계문화유산 훈민정음’을 주제로 특강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김영기 교수는 미국에서 50년 가까이 한국어와 한국학을 가르치며 우리 말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주역이다. 소설가 한무숙(1918~1993) 씨의 장녀로 1963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버클리대와 하와이주립대에서 언어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명문 조지워싱턴대에서 1983년부터 32년간 동아시아어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학연구소 설립을 주도하는 등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해외 전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어머니의 이름을 딴 ‘한무숙 콜로키엄’을 창립해 한국 인문학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한국어와 한국 인문학에 관한 13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국제한국어학회(International Circle of Korean Linguistics) 전 회장, 학술지 한국어학(Korean Linguistics) 전 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이러한 공로로 2006년 한국 정부에서 옥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현재도 조지워싱턴대 한국어문화 및 국제관계학 명예교수이자 한국학연구소 수석 고문을 맡고 있다.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생이기도 한 김영기 교수는 모교 이화여대에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 연구와 후학 양성에 써달라며 최근 1억 원을 기부했다. 한국어와 한국학 등 인문학에 일생을 바쳐 연구를 해온 그가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 연구 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이화여대는 김 교수의 헌신과 뜻을 기리기 위해 ‘김·르노(Kim·Renaud) 인문과학 연구상’을 신설, 매년 1회 우수한 연구자를 선정해 시상할 예정이다. 상의 이름은 김영기 교수의 남편인 프랑스 경제학자 베르트랑 르노(Bertrand Renaud) 씨의 성인 ‘르노’와 한국 성 ‘김’을 합쳐 정해졌다. 제1회 김·르노 인문과학 연구상은 내년에 이화여대에서 시상될 예정이다. 김영기 교수는 이번에 한국을 방문해 10일 오후 3시 이화여대 학관 752호에서 ‘세계문화유산 훈민정음: 인문학과 과학이 만난 신비한 발명’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다.
김 교수는 특강에서 한국 최초로 유네스코가 1997년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한 훈민정음의 우수성에 대해 소개한다. 김 교수는 인문학과 과학이 성공적으로 융합한 대표적인 사례로 훈민정음을 들면서 창제 원리와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