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예치금 6억 빼돌린 아산상조 대표, 징역 2년 6월

by권효중 기자
2023.02.14 14:36:40

서울동부지법, 14일 사기·사문서위조 혐의 선고
아산상조 대표 장모씨 징역 2년 6월, 직원은 집행유예
"500장 이상 허위문서…피해자 444명"
고객 몰래 계약해지, 예치금 6.6억 빼돌린 혐의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고객들의 계약해지 신청서를 허위로 작성, 6억원이 넘는 예치금을 빼돌린 상조회사 대표가 1심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그를 도왔던 자금담당 직원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사진=이데일리 DB)
14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이종채)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사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아산상조 대표이사 장모씨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자금담당 직원 오모씨에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500장이 넘는 문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만큼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책임을 인정했으며, 아산상조 실소유주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오씨에 대해서는 “상급자인 장씨의 지시에 따라 범행에 가담하게 된 점을 고려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1월부터 10월 말까지 약 10개월간 아산상조 회원들의 계약 해지 신청서를 위조했고, 위조된 신청서를 신한은행에 제출해 6억6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2021년 6월 신한은행이 이들의 범행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해 경찰 수사가 개시됐으며, 이들은 지난해 9월과 10월에 걸쳐 검찰에 넘겨졌다.

상조업체는 가입회원들로부터 매달 회비를 받은 후 장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상조회사는 할부거래법상 은행과 예치 계약을 맺어 업체의 폐업 등 불상사에 대비한다. 장씨 일당은 이러한 예치 계약을 이용, 회원들의 명의로 가짜로 해지 신청서를 작성해 직원 급여 등 회사 운영 자금을 위해 ‘돌려막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들은 444명에 달한다.

한편 이 과정에서 아산상조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나모씨는 장씨에게 명의를 빌려 함께 범행을 공모하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나씨는 경찰 수배 이후 도주했고, 결국 경기도 용인에서 검거된 바 있다. 나씨에 대한 재판은 오는 3월 증인심문 등을 거쳐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