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군사독재 역사현장 '남상예장자락' 재탄생…5월 개장
by하지나 기자
2021.02.03 10:55:43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현장 방문
소나무숲 '예장숲'·중앙정보부 6국 자리에 '기억6'
이회영 선생 추모 공간인 우당기념관도 조성 중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 시절을 암흑기를 거쳤던 ‘남산예장자락’이 새롭게 재탄생한다. 지난 2015년 시작한 ‘남산예장자락 재생사업’이 5년여 간의 사업을 마무리하고 오는 5월부터 개장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3일 ‘남산예장자락’ 현장을 찾아 막바지 공사현황을 점검했다.
도시재생을 통해 재구성된 ‘남산예장자락’은 크게 녹지공원과 녹지공원 하부의 지하공간 두 개 공간으로 조성됐다.
우선, 녹지공원에는 남산의 고유수종인 소나무를 비롯해 18종의 교목 1642주, 사철나무 외 31종의 관목 6만2033주 등 다양한 나무를 식재했다. 건너편 명동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설치됐다.
녹지공원으로 진입하는 광장 부근에는 소나무숲인 ‘예장숲’이 생겼다. 특히 애국가 2절에 나오는 ‘남산 위의 저 소나무’로 이름 붙인 한 그루가 눈에 띈다. 독립운동가가 나라를 찾으려는 간절함으로 불렀던 애국가의 한 구절로 나무 이름을 명명해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고자 했다고 예장숲을 기획한 서해성 총감독은 설명했다. 서 감독이 직접 현장 확인을 거쳐 전북 고창에 있는 소나무를 이식했다.
| 기억6공간 (우체동 형상 메모리얼홀과 외부 건축잔재 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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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공원에는 ‘남산예장자락’의 핵심 공간인 ‘기억6’이 있다. ‘기억6’은 ‘중앙정보부 6국’이 있던 자리에 조성됐다. ‘중앙정보부 6국’ 건물은 안기부가 이전하면서 서울시가 1995년 매입했고, 이후 서울시청 남산2청사로 사용되다 남산예장자락 재생사업을 통해 2016년 8월 지하를 제외한 지상부는 모두 철거됐다.
과거와 소통하자는 의미를 담아 빨간 우체통 모양으로 건립된 ‘메모리얼 홀’은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라는 아픈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공간이다. 지하 1층엔 옛 중앙정보부의 지하고문실을 그대로 재현했다. ‘메모리얼 홀’ 앞에는 재생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조선총독부 관사 터의 기초 일부분을 그대로 보존한 ‘유구터’도 만날 수 있다.
‘메모리얼 홀’에서는 과거 ‘중앙정보부 6국’의 기억을 배우들의 연기와 증언자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재구성한 영상전시를 3월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녹지공원 하부엔 그동안 명동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불편과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한 버스주차장(총 41면, 8485㎡)이 조성돼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서울시가 3월 도입하는 친환경 ‘서울 녹색순환버스’의 주차장·환승장으로도 이용된다.
| 기억6 공간 메모리얼홀 안기부 6국 고문실 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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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공원 하부 일부 공간엔 남산예장자락 재생사업의 마지막 단계인 ‘우당 기념관’이 조성 중이다. 전 재산을 들여 독립군 양성학교인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며 평생 조국독립에 헌신한 우당 이회영 선생을 기리기 위한 공간으로 5월 문을 연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남산예장자락 재생사업은 장소성과 역사성 회복에 중점을 두어 시민들이 휴식하며 아픈역사의 현장을 느끼고 기억할 수 있도록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고 외인아파트 철거로 시작된 남산 제모습 찾기를 완결하는 의미도 크다”며 “5월까지 우당 기념관과 기억6의 전시 콘텐츠 제작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 남산예장자락을 온전히 시민 품으로 되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