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국감]'알박기 집회 신고' 연간 100만건 넘는데 처벌은 '0건'

by이승현 기자
2018.10.18 10:43:10

5년간 신고 대비 집회 시위 미개최율 평균 96%
강창일 의원 "집회 알박기는 민주주의 원칙 위배"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신고만 해놓고 실제로는 개최하지 않는 일명 ‘알박기’ 집회가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해 놓고 실제 집회가 열리는 비율이 채 5%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를 관리해야 할 경찰은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집회 시위 신고 및 미개최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신고일수 대비 집회 시위 미개최율은 평균 96%에 달한다.

지난해 1월 개정된 집시법 시행으로 집회를 개최하지 않으면 철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나 시행 이전인 2016년 철회신고는 신고일수 대비 0.02%, 시행 첫해인 2017년 철회신고는 2%에 불과해 철회신고서 제출이 미진하다.

또 집회 및 시위를 먼저 신고한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철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집회를 개최하지 않을 경우에는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경찰이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가 없었다.



강창일 의원은 “집회 및 시위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국민의 정당한 권리로 권리를 행사할 기회를 박탈하는 집회 알박기 행위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시간 장소가 중복되는 집회가 신고된 경우 대화경찰관 제도를 활용해 경찰의 조율 의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집회 알박기가 근절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3월 회사 측 선순위 집회 신고가 있다는 이유로 노동자의 집회를 방해하여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 사측의 행위를 조율하거나 집회 알박기를 방관한 경찰에 조율의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을 권고했다.

최근 5년간 집회 시위 신고 및 미개최 현황(자료=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