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롯데면세점, 과열경쟁에도 폭풍 성장
by김진우 기자
2016.06.02 15:43:18
1분기 면세사업자 6→9곳 늘었지만 롯데 매출 20% 성장
소공동 본점만 6537억원으로 일일 매출이 70억원 넘어
지난달 개관한 신세계 명동점과 '명동 대전(大戰)' 예고
6월 문닫는 월드타워점은 본점·코엑스점으로 고객 유인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이달 중 기업공개(IPO)를 앞둔 호텔롯데의 핵심사업인 면세점 부문이 과열경쟁에도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1년 만에 면세사업자가 6곳에서 9곳으로 3곳 늘어났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국내 1위, 세계 3위 기업으로서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2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 1분기 매출 1조 3305억원, 영업이익 1417억원(영업이익률 10.6%)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0% 매출이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소폭 개선됐다.
롯데면세점이 호텔롯데 전체 매출(1조 547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6.0%다. 호텔롯데가 호텔·테마파크·리조트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지만 면세점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1분기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본점을 비롯해 전국 6곳의 면세점에서 골고루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1분기 본점 매출은 6537억원으로 일일 매출이 7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차례로 문을 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용산), 갤러리아63면세점(여의도), SM면세점(인사동)이 1분기 시장에 들어선 후 2분기 안정을 찾으면서 일일 매출 5억~10억원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해도 큰 격차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 3곳 모두 2분기부터는 일일 매출이 1차 오픈 때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업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두는 건 지난달 18일 문을 연 신세계(004170)면세점 명동점이 몰고 올 파급효과다. 명동점은 개관 초기임에도 일일 평균 약 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업이 자리 잡고 본궤도에 오르면 명동·남대문 상권을 놓고 롯데면세점 본점과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펴낸 ‘2015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여행 주요 방문지 1위가 명동(60.7%)이었고, 가장 좋았던 관광지도 명동(35.7%)이었다.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359만 308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만 7176명(12.1%) 늘었는데 명동이 관광은 물론 ‘면세 대전(大戰)’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명동점이 얼마만큼 롯데 본점의 손님을 빼앗아 올지, 얼마나 명동 상권의 파이를 키울지가 관심”이라며 “국내 2위 사업장인 신라면세점 장충 본점도 영향권에 있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예상”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의 아킬레스건은 오는 30일 문을 닫는 월드타워점이다.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11월 관세청의 면세특허 경쟁입찰에서 떨어져 6월 중 폐점해야 한다. 월드타워점의 지난해 매출은 6112억원으로, 지난 1분기에는 1803억원 매출을 올렸다. 연간으로 치면 7000억~8000억원 페이스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으로 유치해 온 단체관광객을 소공점이나 코엑스점으로 유치해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소공점의 영업 면적을 기존 1만760㎡(3255평)에서 약 26.9% 늘어난 1만3659㎡(4132평)로 확장하고 부대시설를 확충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