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당권주자, 당명놓고 대립각…"민주당으로"vs"혁신먼저"

by김진우 기자
2015.01.02 17:31:00

문재인·박지원, 2·8 전당대회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당명 변경 시사
박주선·조경태·이인영 반대 입장…안철수도 "혁신 먼저" 입장 밝혀

[이데일리 김진우 강신우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후보들이 당명(黨名) 변경 여부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빅2’인 문재인·박지원 의원이 과거 민주당으로 변경을 고려한다고 하자, 박주선·조경태·이인영 의원이 혁신이 우선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3월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합당하며 탄생했으며, 현재 민주당을 당명으로 사용하는 정당이 있어 당명 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지원 의원은 1일 광주 무등산 등정에서 “당 대표가 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명부터 민주당으로 바꾸겠다”며 “당명을 시작으로 모든 것을 혁신해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2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많은 당원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에 당대표가 되면 소통과 대화를 통해 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당명이)이미 등록됐기 때문에 못 쓴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의원은 1일 “박 의원과 같은 생각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당명 속에는 기존의 민주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새정치연합의 합당 정신이 담겨 있다”며 “안 전 대표 측 양해를 얻어서 당명을 새정치민주당으로 바꾸는 공약을 제시할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같은 당의 정호준 의원은 지난 12월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정치민주당’으로 당명을 바꾸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으며, 당시 의원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박주선·조경태·이인영 의원은 모두 당명 변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바꿔야 할 것은 ‘당의 이름’이 아니라 ‘당의 리더십’”이라며 “당명만 바꾼다고 해서 국민들의 마음이 우리 당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유치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당이란 이름으로 당선된 것이 아니라, 새정치국민회의라는 이름으로 당선됐다. 정동영·문재인 후보는 민주당이란 이름으로 대선에 나섰으나 떨어졌다”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의 리더십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는 것이 아니다”며 “당이 혁신하고 세대교체를 이뤄내는 것이 먼저다. 당명 변경 갖고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인영 의원도 “현재 선관위에 민주당 명칭이 등록돼 있어 자칫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며 “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루는 것이 먼저고 당명을 찾아오는 것은 나중의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당명에 지분이 있는 안 의원은 문·박 의원의 당명 변경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당명 변경에 반대한다”며 “저는 지난 7·30 보궐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날 때 합당 때의 모든 권리를 스스로 포기했다. 5대 5 지분도 패배의 책임을 지고 주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우리가 당명에 새정치를 포함하고 당명을 바꾼 것은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당명 때문에 우리 당이 집권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보수의 역사와 전통에 맞는 당명이어서 집권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그래야 집권할 수 있다”며 “지금은 당명보다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경쟁할 때”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