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겨울' 맞은 스페인 30도 육박…스키 시즌 위태

by이소현 기자
2023.12.13 16:40:48

"12월 역대 따뜻한 기단 스페인 덮쳐"
이상고온 현상에…스키업계 비상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을 맞은 올해 겨울의 날씨도 예년과 달리 심상치 않은 가운데 초겨울에 접어든 스페인에선 때아닌 더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스페인 말라가 관광객들이 말라게타 해변에서 놀고 있다.(사진=로이터)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날 스페인 남부 지역 곳곳에서는 기온이 섭씨 30도 가까이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발렌시아를 비롯한 지중해 연안 도시 여러 곳 기온은 이날 최소 27도까지 올랐다. 이 지역 12월 종전 최고 기온보다 2도 높은 수준이다.

스페인에서 절기상 겨울은 12월 중순부터 3월 중순이다. 이 기간 스페인 남부 기온은 통상 8~18도인데 10도 이상 기온이 높은 더위가 찾아온 것이다.

스페인 기상청(AEMET)은 “12월 현재 역대 가장 따뜻한 기단 중 하나가 스페인을 덮쳤다”면서 내년 2월 말까지 비도 거의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대표 겨울 스포츠인 스키 시즌을 맞은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 외곽에 있는 인기 스키 리조트 ‘나바세라다’에서는 눈이 내리지 않아 스키를 즐길 수 없게되면서 관광객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이곳을 찾은 해양 생물학자 타니아(32)는 “이 장소는 눈으로 덮이거나 얼어붙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푸르고 무성하다”면서 “무서운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전직 교수 비센테 솔소나(66)도 원래 이 리조트에는 지금쯤 눈이 최소 1m 쌓여 있어야 했다면서 “우리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고 이를 돌이킬 수도 없다”고 우려했다.

스페인은 올해 초부터 이상고온에 시달렸다. 남부 코르도바에서는 절기상 봄인 지난 4월 기온이 38.8도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4월 예상 기온보다 10~15도 높은 수준이다.

스페인 전역으로 보면 지난 3~6월 평균 기온은 14.2도였는데 이는 1991년~2020년 사이 같은 기간 평균 기온보다 1.8도 높았다. 이전 최고 기록인 1997년 기온보다도 0.3도 더 더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