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빅테크에 망사용료 부과 입법 속도…투자계획 제출 요구
by김상윤 기자
2023.01.11 16:26:08
투자계획·현황, 클라우드 인프라 전환 등 요구
망 사용료 부과 입법 앞두고 콘텐츠사업자 압박
빅테크 "망중립성 훼손..인터넷 트래픽 세금" 비판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구글, 메타(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미국 빅테크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는 입법을 앞두고 이들 기업에 투자계획안 제출을 요구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집행위가 조만간 미국 빅테크와 EU 통신사들에게 투자계획, 투자현황, 클라우드 인프라 전환 등과 관련해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법안 관련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협의는 집행위가 법 초안을 만들기 전까지 약 12주간 이어질 예정이다.
도이치텔레콤(독일), 오랑쥬텔레콤(프랑스), 텔레포니카(스페인) 등 유럽 통신사들은 EU집행위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 빅테크에 망사용료를 부과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한다. 이들 통신사는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6개 빅테크들이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 이상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망 투자와 관련해 통신사와 ‘공정한 분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빅테크들은 EU가 유지한 ‘망 중립성’ 기조를 망가트리고 있다며 망사용료 대가는 인터넷 트래픽에 대한 세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트래픽을 내용·유형·기기 등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간 인터넷 서비스가 발전하는 데 주요한 원칙이었지만, 최근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대거 부상하면서 망중립성이 훼손되고 있다. 한국 역시 콘텐츠 제공자에게 망 이용대가 지불을 요구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집행위는 지난해부터 빅테크들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를 검토해 왔다. 당시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수석 부위원장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 트래픽을 생성해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망 연결성을 위한 투자에는 기여하지 않은 이들이 있다”며 “EU 집행위는 데이터 트래픽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폭증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이들의 투자를 끌어낼 수 있을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