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훤히 들여다 본다…국방장관, '하늘 위 CIA' 美국가지리정보국 첫 방문

by김관용 기자
2022.11.03 14:51:42

이종섭 장관, 韓국방장관으로 처음으로 美NGA 찾아
北 위협 징후감시 및 분석 업무 협력 강화 방안 논의
美외교협회 방문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방안 긴밀히 협의"

[워싱턴=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 차 방미 중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현지시간으로 2일 미국 국가지리정보국(이하 NGA)을 방문했다. 한국 국방부 장관이 NGA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늘 위의 CIA(미 중앙정보국)’로 불리는 NGA(National Geospatial-Intelligence Agency)는 미국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으로 지리공간정보 통합·분석 임무를 수행한다. 북한의 핵 및 재래식 전력 위협에 관한 징후감시와 분석 업무를 수행하는 등 북한 핵·미사일 도발 억제에 기여하고 있다. 9·11 테러 주모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에도 핵심 역할을 한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장관과 프랭크 위트워스 NGA 국장은 한국시간으로 2일 북한이 자행한 다중의 미사일·포병 사격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북한의 핵·미사일과 관련한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NGA는 작전센터를 공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떨어진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북한 연쇄 도발의 발사 원점들을 확인할 수 있는 이미지를 이 장관과 수행단에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NGA가 북한군의 움직임을 낱낱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의미다.



이 장관은 위트워스 NGA 국장과의 면담에서 한국형 3축 체계 중 ‘킬체인’의 핵심인 우리 군 정찰위성을 소개하며, 위성영상 수집·분석 등의 분야에서 NGA가 우리 군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위트워스 국장은 “NGA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북한을 감시하는 임무”라고 언급하면서 “한국군의 정찰·감시 능력이 신장된 만큼 NGA와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미국 현지시간 2일 오전 미 워싱턴D.C. 소재 미국 외교협회(CFR)를 방문해 소속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이 장관은 NGA 방문에 앞서 미국 외교협회(CFR)도 찾아 CFR 소속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북한이 NLL 남쪽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언급하며 “분단 이후 처음으로 NLL을 침범해 자행된 미사일 도발이자, 실질적인 영토침해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는 확고한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공동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한미가 함께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장관은 “최근 북한의 핵사용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군의 자체 능력 강화와 함께 한미동맹 차원에서 어떠한 순간에도 미 확장억제력이 작동할 것이라는 신뢰를 심어주고자 한미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수사적인 선언이 아닌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위한 제도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확장억제는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거나 위협에 노출됐을 때 미 본토 위협 시 대응하는 수준으로 핵무기 탑재 전략자산과 재래식 무기, 미사일방어 등을 지원한다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