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나무 소재로 차세대 리튬-황 종이전지 기술개발 성공

by박진환 기자
2018.11.07 11:10:00

산림과학원, 나노셀룰로오스 이용 사용시간 3배 이상↑
형태도 자유롭게 변형可…휘는 휴대폰 등 활용성 높아

이창재 국립과학원장이 7일 정부대전청사 브리핑룸에서 세계 최초 나노셀룰로오스를 이용한 ‘리튬-황 종이전지’ 개발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국내 연구진들이 세계 최초로 차세대 리튬-황 종이전지의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울산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나무로부터 얻은 나노셀룰로오스(Nanocellulose)를 이용해 사용기간이 3배 이상 향상된 차세대 리튬-황 종이전지의 핵심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나노셀룰로오스는 나무에서 추출한 나노 입자(나노 크기의 셀룰로오스 섬유)이다.

리튬이온전지는 휴대용 전자기기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으며, 같은 중량 및 부피당 에너지 용량을 높인 것이 핵심 기술이다.

리튬-황 종이전지는 전지의 용량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리튬금속산화물 등을 대신해 황과 폭발 안전·유연성 향상을 위해 나노셀룰로스가 적용된 새로운 개념의 이차 전지를 말한다.

이번에 개발된 리튬-황 종이전지는 기존 전지가 열에 약해 폭발 위험성이 높았던 플라스틱 분리막을 차세대 친환경 소재인 나노셀룰로오스로 대체해 고온과 충격 등 분리막 파괴에 의한 폭발위험성을 제거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나노셀룰로오스 분리막과 전극을 일체형으로 만드는 혁신적인 구조변경을 통해 눌리거나 구겨지는 조건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해 안전성을 높였다.

리튬-황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 전지에 사용되는 코발트를 황으로 대체한 것으로 에너지 용량이 2배 이상인 반면 원료 가격은 35분의 1로 줄어든다.

황을 전극으로 사용해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황부산물이 생성되는데 이는 전지의 용량과 수명을 급격히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리튬-황 종이전지는 황부산물의 발생을 억제시켜 기존의 리튬-황 전지에 비해 수명이 3배 이상 향상됐다.

리튬-황 종이전지
특히 리튬-황 종이전지는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다.

굽힘 반복시험에서 기존의 리튬-황 전지 대비 유연성이 2.5배 이상 크게 향상됐고, 심하게 구긴 상태에서도 전지 성능이 정상적으로 구현됐다.

이는 향후 몸에 착용해 사용하는 휴대전화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리튬-황 종이전지는 국립산림과학원 신소재연구팀과 울산과학기술원 이상영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국내 원천기술로 임산공학과 전지공학의 혁신적인 협업 성과의 결과물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미 국내 특허가 출원됐으며, 현재는 해외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다.

관련 논문은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and Environmental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연구결과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이선영 산림과학원 연구관은 리튬-황 종이전지 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재생가능한 자원인 나무에서 얻을 수 있는 친환경 재료로 전지 원료를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연구를 수행한 이상영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도 “기존 소재로는 달성하기 힘든 높은 수준의 성능이 확보된 휘어지는 리튬-황 종이전지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