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기술로 중산층 일할 곳 없다

by신혜리 기자
2013.01.24 16:44:34

날로 발전하는 기술로 중산층 인력 대처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도 발전된 기술로 대처될 것"

[이데일리 신혜리 기자]미국 경제 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산층이 시간이 갈수록 무너지고 있다.

날로 발전하는 기술로 중산층 일자리가 하나 둘씩 사라져 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집권 2기 취임식에서 “미국 번영은 중산층에 달렸다”며 중산층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집권 2기 핵심과제도 ‘중산층 살리기’였다.

WP는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산층이 일자리를 잃은 가장 큰 이유는 기술발전에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소비자 금융보고서를 보면 최근 3년간 미국 중산층의 평균 재산은 무려 38.8%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8년 전인 1992년 중산층의 보유 자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사라진 750만개 일자리 가운데 절반은 3만8000달러에서 6만8000달러에 이르는 임금을 받는 업종에 속한다.

미국 중산층은 지난 2007년 금융위기와 부동산 거품 붕괴 여파로 주저 앉게 됐다. 이후 점차 발전하는 기술이 인력을 대처하면서 일자리를 잃어버린 중산층은 일자리를 찾는 게 더 어려워진 것이다.



WP는 앞으로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종도 기술발전으로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시장 전문가들은 “사라진 일자리는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며 “조만간 수 백만명의 일자리가 또 다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 일자리도 예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각종 소프트웨어들과 기계들이 서비스업 인력을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간 노동보다 컴퓨터를 이용한 생산이 더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은 기술개발에 매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인간을 기계가 모두 대체할 것이라는 공상과학 소설이 현실이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한 예로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비행기와 호텔을 예약하는 여행사들이 하나 둘씩 사라진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또한 아이폰의 주요 하청업체 팍스콘은 향후 3년동안 백만개 로봇을 설치해 기존 인력을 대처할 예정이라고 지난해 발표했다.

기업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살펴보면 방직기 도입으로 일자리를 잃은 섬유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했던 19세기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이 21세기 선진국에서 다시 재현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WP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