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대신 포인트?"..저가항공사 취소수수료 '제각각'

by김미경 기자
2012.09.17 17:19:45

소비자원, 저가항공 9개사 취소수수료 조사
세부퍼시픽 14만5천원·피치 현금환급 안해줘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저가항공사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고객의 환급 요청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등 까다로운 취소 수수료 기준을 두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심지어 일부 외국 저가항공사의 경우 고객 취소 요구에 현금 환급을 해주지 않는 곳도 있었다.

1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6~7월 국내외 저비용 항공사 9개사의 취소수수료를 조사한 결과, 필리핀의 세부퍼시픽항공은 인천-마닐라, 부산-마닐라, 인천-세부, 부산-세부 노선에서 출발 하루 전부터 취소하면 14만5000원의 수수료를 물어야 했다.

일본 피치항공은 인천-오사카 노선에서 고객이 취소를 신청하면 수수료 1만5000원을 요구하고 나머지 금액은 포인트로 적립해줬다. 또 제스트항공은 인천-마닐라, 인천-세부 노선에서 취소 시 10만 원의 수수료를 부과했으며, 필리핀항공도 인천-마닐라, 부산-마닐라 노선 등의 취소수수료가 50달러에 달했다.

다만 국내 저비용 항공사의 경우 취소수수료가 비교적 저렴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인천-방콕 등 노선에서 출발 전에 취소하면 1만원, 출발 후에는 2만 원의 수수료를 물게 했다.



제주항공은 인천-오사카, 인천-후쿠오카, 인천-방콕 노선에서 3만원의 취소 수수료를 책정했다. 에어부산은 부산-홍콩, 부산-세부 노선에서 출반 전에는 3만 원, 출발 후에는 5만 원의 수수료를 내야 했다.

좌석별로도 취소수수료에 차이를 보였다.

피치항공은 일반좌석보다 발밑이 넓은 스트레치 좌석을 선택할 경우 1만8300원의 수수료를 책정했다. 세부퍼시픽항공은 프리미엄 좌석에 1만2000원, 프리미엄 좌석을 제외한 나머지 좌석에 6000원을 더 내도록 했다.

에어부산, 제주항공, 필리핀항공은 사전 좌석지정을 하더라도 별도 수수료는 없었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모든 저가 항공사들이 환불수수료를 과다하게 책정한 것은 아니지만 가격이 저렴한 만큼 환불에 따른 공석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정부도 법적으로 취소수수료 상한선을 정해 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항공사별 재량에 맡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