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2.04.18 22:53:09
부실채권 비율 8% 돌파..기업-가계 재정악화 탓
주택가격 1분기에만 7.2% 급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이 무려 17년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경기 둔화에 기업과 가계 재정여건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가격까지 추락한 탓이다.
1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페인 중앙은행은 지난 2월중 스페인 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8.1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월의 7.91%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지난 1994년 이후 17년만에 처음으로 8%를 넘어선 것.
부실채권은 금액으로는 1438억2000만유로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부실채권 증가는 지난 2008년초부터 대규모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것이고, 최근에는 경기 둔화로 기업과 가계의 대출 상환능력이 악화된 탓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1분기중 스페인의 전국 평균 집값은 7.2%나 추락했다. 이는 작년 4분기의 3.0%를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또 스페인 경제도 작년 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라즈 바디아니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부실채권 증가는 에상보다 훨씬 더 가파른 속도"라며 "주택가격 하락이 이렇게 지속된다면 건설업체나 부동산 개발업자 등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은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재정 여건 악화가 예견되고 있지만, 스페인 중앙정부와 주정부 재정도 악화되고 있어 정부 지원을 크게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