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훈 기자
2014.07.02 15:23:07
지난달 이후 4% 상승..동부패키지 인수 포기 주효
원화강세·원가하락 등으로 3Q 실적개선 기대 점증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전 세계적인 철강 업황 부진 속에 투자자의 관심 속에서 멀어졌던 포스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부 패키지 인수 계획을 접으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를 불식시킨데다 하반기 원가 하락으로 실적 개선까지 기대되면서 투자심리가 서서히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포스코(005490)는 지난달 이후 4% 가까이 올랐다. 6월 중순 28만5000원까지 내려갔던 주가는 최소한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30만원선을 되찾았다. 최근 주가가 반등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것은 동부인천스틸·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를 철회키로 한 결정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4일 포스코는 산업은행으로부터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받고 이를 검토했지만, 회사가 감당해야 할 재무적 부담보다 앞으로 사업성이나 그룹 전체에 미치는 시너지가 크지 않아 인수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당초 포스코는 동부 패키지 인수를 추진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컬러강판의 구조조정 가속화와 기저 발전산업 진출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가뜩이나 재무구조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포스코가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인 동부그룹 계열사를 인수하는 것은 독(毒)이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포스코가 동부 패키지 인수를 포기하자 증권가는 앞다퉈 호평을 내놨다.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시하겠다는 회사 방침을 이제야 신뢰할 수 있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김현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금 부담이 큰 것은 아니었던 만큼 인수 포기가 재무적으로 큰 플러스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강조한 재무구조 개선 전략 방향이 확고하다는 점이 확인됐고, 구조조정이 필요한 철강업 규모를 더 키우지 않겠다는 간접적인 의사 표현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동부 패키지 인수를 철회한 포스코가 향후 포스코에너지 기업공개(IPO)와 비핵심자산 매각 등으로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은 포스코의 투자 가치를 더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의 경우 업황 부진 여파로 뚜렷한 실적 개선이 어렵겠지만 3분기에는 판매량 증가와 철광석 가격 하락 등으로 원재료 가격이 내려가면서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달러-원 환율이 1010원을 왔다갔다할 정도로 약세를 나타내면서 원료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강운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이 예상돼 실적 방향성이 좋다”며 “환율 하락 수혜와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하락 요인이 극대화되면서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