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전 ‘찍고’ 부산 ‘턴’ 광주에서 '고삐'죈다

by정다슬 기자
2013.12.17 17:25:42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안철수신당의 밑그림을 그리는 ‘새정치추진위원회’(이하 새정추)가 17일 대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국 행보에 나섰다. 새정추는 양당체제를 강도높게 비판하며 안철수 세력에 대한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시장을 돌며 지역 민심에 귀 기울이는 등 바닥부터 민심을 사로잡는데 집중했다.

이날 대전지역 설명회 모두 발언에서는 박호군 공동위원장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박 위원장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원장 출신으로 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과학기술의 메카이자 대한민국 미래비전 만들 수 있는 지역이 바로 이 대전”이라며 “시대와 국민이 바라는 새정치의 실현을 위해 충청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 역시 “카이스트 교수로서 여러 곳의 강연을 많이 다니며 시민분들과 접할 기회가 많이 있었다”며 충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새정추 지도부에 충청권 인사가 빠져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새정추는 실무기구로 문호가 개방돼있다”며 적극적인 인재영입의 뜻을 나타냈다.

새정추는 이 자리에서 양당정치체제가 우리 나라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소모적인 정쟁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안 의원은 최근 대학가에 확산되고 있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와 관련 “대한민국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의식들이 공명하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라고 평가하며 “소모적인 정쟁에 휩싸인 채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를 바꿔서 생산적인 경쟁체제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공동위원장들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등 거대양당이 안철수 신당을 견제하기 위해 적대적인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계안 위원장은 지난 10월 재보선과 관련 “법원이 통상적으로 판결을 6개월 이내에 내려야 한다는 권고적 조항을 무시하고 판결을 미뤘다”며 “선거판이 커지면 안철수신당에 구심점이 생길 것으로 여기다 보니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야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과 공동위원장단은 설명회를 전후로 대전역시장과 중앙시장을 찾아 민생현장을 살펴봤다. 특히 김효석·윤장현 공동위원장은 달걀과 떡을 사며 지역 민심에 귀를 기울이는 등 마치 선거운동과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새정추는 이날 대전 뿐만 아니라 19일 부산, 26일 광주 순으로 설명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안 의원의 출신지인 ‘부산’에서 다시 바닥민심을 훑기에 나서고 ‘안철수신당’의 정치적인 성공여부를 좌우한다고 여겨진 광주에서 민심의 고삐를 되잡는 셈이다.

조직적인 세(勢)를 과시하기 보다는 지역 현안과 사정을 꿰뚫고 있는 인사들과의 접촉에 중심을 둬 민심을 수렴해 신당의 방향을 설정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날 오후 열린 지역사회 인사 초청 간담회에도 지역의 명망있는 인사들보다 장애인·학부모 단체 관계자 및 대학생 등을 주로 초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