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삼각편대 정점 모두 퇴진..''인적쇄신 1막 끝''

by박호식 기자
2008.05.14 17:23:26

''오너-전략기획실-전문경영인'' 정점 모두 퇴진
내년 CEO 인사 ''인적쇄신 2막''..경영실적이 핵심기준
"경쟁치열하고 폭 클 것" 전망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글로벌 삼성을 이끌어 온 '삼각편대'(오너-구조본(전략기획실)-계열사CEO)의 정점이 모두 퇴진했다. 
 
오너인 이건희 회장과 전략기획실장이었던 이학수 부회장은 경영쇄신안 발표 때 퇴진의사를 밝혔고, 계열사 CEO의 대표격인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14일 사장단 인사에서 용퇴했다.
 
이에 따라 특검사태로 인한 삼성의 인적쇄신 1막이 끝났다. 이제 내년 초로 예상되는 인적쇄신 2막을 남겨놓고 있다.

14일 윤종용 삼성전자(005930) 총괄 대표이사의 퇴진은 삼성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각편대' 꼭지점이 모두 퇴진했다는 것을 뜻한다. 삼성은 그동안 '이건희 회장의 오너십-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실-계열사 전문경영인'으로 연결되는 삼각편대가 이끌어왔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특검사태로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고, 이학수 전략기획실장이 전략기획실 해체와 함께 물러난다. 삼각편대의 마지막 꼭지점인 전문경영인의 대표주자인 윤종용 부회장도 퇴진키로 함에 따라 삼각편대의 정점이 모두 물러났다.

윤종용 부회장은 지난 12년 동안 삼성전자의 영광을 이끌었다. 삼성전기, 삼성전관(현 삼성SDI), 삼성 일본본사 대표이사를 거쳐 1997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12년간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서 경쟁업체가 넘보기 어려운 지위를 확보했고, 휴대폰과 LCD 등도 세계시장 수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윤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대표 전문경영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윤 부회장이 이번에 경영실패로 불명예 퇴진을 한게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퇴진은 지난달 발표된 특검 관련 경영쇄신 측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윤 부회장 본인이 사임의사를 강하게 밝혔고, 이건희 회장도 쇄신차원에서 암묵적으로라도 수용했다는 분석이다.



윤 부회장 퇴진으로 삼각편대의 정점이 모두 물러나는 인적쇄신 1막이 마무리되면서 벌써부터 내년 인사에 눈길이 옮겨가고 있다. 2막은 삼성 계열사 CEO들의 불꽃튀는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는 전망이다.

삼각편대가 없어지면서 각 계열사의 CEO들은 더 높은 수준의 경영능력을 요구받게 된다. 또한 윤종용 부회장과 함께 대표적인 장수 CEO인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도 물러나면서 삼성그룹 CEO들의 세대교체 속도 또한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에 CEO가 교체된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테크윈의 새로운 CEO들은 모두 1950년 또는 1953년생으로 부사장급이다. 물러나는 이중구 사장은 46년생, 황태선 사장 48년생, 배호원 사장 50년생이다.

또한 전략기획실의 사장급 팀장(부사장)들은 이번 인사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전략기획실 해체와 함께 계열사로 배치될 예정이다. 따라서 내년 초 CEO 인사에서는 전략기획실 출신들도 새로운 CEO 후보군으로 떠오르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내년 1월 삼성계열사 CEO 인사는 그 폭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