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상용화 막았던 '나노구멍' 해결책 찾아

by강민구 기자
2022.03.03 12:00:00

KIST·가천대·한양대 공동연구
자기조립 현상 이용해 나노구멍 메워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쓸 수 있는 그래핀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안석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은 김명종 가천대 부교수, 강영종 한양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자기조립 현상’을 이용해 그래핀의 고유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그래핀 박막의 나노구멍을 메우는 기술을 개발했다.

안석훈 KIST 책임연구원, 강영종 한양대 화학과 교수, 김명종 가천대 화학과 부교수.(사진=KIST)
디스플레이에 쓰는 발광 소재들은 공기 중 산소나 수분에 약해 가스 차단막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무기물 소재를 가스 차단막으로 이용했으나, 여러 번 접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에는 휘어지거나 늘어지는 물성을 가진 차단막 소재가 필요하다. 그래핀은 이에 필요한 물성을 가지면서 거의 모든 가스를 차단할 수 있는 탄소소재이다. 하지만 디스플레이 수준으로 크게 만드는 과정에서 나노구멍들이 생겨 가스 차단률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합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나노구멍 때문에 가스차단 효과가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조립 현상에 주목했다. 이 현상은 그래핀 표면위에서 유기물이 스스로 정렬하는 것을 뜻한다.



연구 결과, 유기박막이 가스분자가 유입되는 이동통로인 그래핀의 나노구멍을 막아줘 수분투과율을 기존 그래핀 가스차단막의 70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유기박막의 두께를 나노미터 수준으로 제어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가스 차단막에 필요한 물성인 투명성과 유연성을 그래핀에서 유지했다.

안석훈 박사는 “그래핀의 투명하면서도 잘 휘어지는 고유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가스 차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차세대 가스차단막으로 그래핀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Nano Letters’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