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실업률 7.0% 역대 최악..조선업 구조조정 여파 계속

by조진영 기자
2018.08.29 12:00:00

통계청 '상반기 시군별 주요고용지표'
시·군 단위 실업률로는 통계작성 이후 높아
안양·구미 구직자 많은데 기업 이전
고용률 높은 영천, 인구 감소 영향

[세종=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조선업과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여파가 계속되면서 올해 상반기 경남 거제의 실업률이 전국 최고이자 역대 최고 수준을 갱신했다. 경남 통영과 전북 군산도 높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시군별 주요고용지표 집계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거제의 실업률은 7.0%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통계청이 2013년부터 시군 단위의 실업률을 상·하반기로 나눠 집계한 이후 가장 높다. 상반기 조사가 이뤄진 2018년 4월 전국 실업률이 4.1%였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경남 통영의 고용상황도 좋지 않다. 실업률은 6.2%로 거제 다음으로 높고 고용률도 51.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거제와 통영의 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조선업 구조조정 때문이다. 통영에는 법정관리 상태인 성동조선해양의 휴업 여파가 컸다. 거제 역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인원을 감축하며 실업률이 상승했다. 전북 군산은 조선업 구조조정에다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실업률이 4.1%까지 올라 도내에서 가장 높았다. 현대중공업 가동중단과 한국GM 공장 폐쇄 영향이다.



이외에도 경기 안양의 실업률이 5.9%로 높게 나타났다. 에릭슨LG가 올해 초 연구개발(R&D)센터를 서울 가산디지털단지로 이전하면서 지역 경기가 둔화됐다는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경북 구미의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수도권과 해외로 이전하면서 5.2%를 기록했다. 강원 원주의 실업률도 4.3%였다. 세 곳 모두 젊은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젊은 층이 많은 곳은 구직활동이 다른 곳보다 활발해 실업률이 올라갈 수 있다”며 “경기 영향까지 겹치면서 실업률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체 시·군 중 고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제주 서귀포시(70.7%)였다. 중국인 관광객 등으로 서비스업 고용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전선 등 주요 공장이 자리잡은 충남 당진(70.0%)이 뒤를 이었다. 경북 영천(66.1%)의 고용률도 높았는데 다른 지역과 달리 농업 종사자 비중이 크고 취업자 수 보다 인구가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가 많은 지역은 경기 성남(86.2%), 군포(84.5%), 오산(83.9%) 순이었다. 반면 전남 신안(20.2%), 경북 의성(27.8%), 전남 고흥(28.7%) 등은 비중이 낮았다. 도시에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비중이 높고 농어촌에는 자영업 위주의 농어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