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쌓이는 대차찬고..주가상승 촉매제 될까

by권소현 기자
2014.05.19 14:58:47

14.5억주로 사상 최대..금액도 46조원
롱숏펀드 수익률 부진에 숏커버링 기대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빌려다 팔아놓은 주식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쌓이면서 주가 상승 촉매제 역할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가가 더 오르면 손실이 더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대차잔고는 14억5391만주로 지난 2008년 10월 통계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차잔고 금액은 46조2000억원으로 지난 4월18일 이후 최대다. 지난달 9일 47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한 후 2%가량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과거 6년 가까운 기간을 살펴보면 최대 수준이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주식을 말한다. 보통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때 주식을 빌려 내다 판 후 주가가 내려가면 그 종목을 다시 사들여 갚는 식으로 투자수익을 올린다.

지난 3년간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만 오르면 다시 미끄러지는 양상이 반복되자 주식 빌려 미리 팔아놓는 대차잔고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롱숏펀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것도 대차잔고가 늘어난 주요 요인이다.

롱숏펀드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 내릴 것으로 보이는 주식은 공매도해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작년 한 해 동안에만 롱숏펀드로 1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고 올 들어서도 1조원 이상 들어왔다.



이처럼 대차잔고가 쌓여있는 가운데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주식을 사서 갚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에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롱숏펀드가 수익률 면에서 고전하면서 주식을 사서 갚는 숏커버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국내 롱숏펀드 46개의 수익률은 0.07%에 그쳤다. 올 들어 누적 수익률이 0.61%, 6개월 수익률이 1.64%인 것에 비하면 최근 수익률이 부진했다는 의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차잔고가 이렇게 쌓여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사서 갚는 수밖에 없다”며 “지수의 추가상승을 예상해볼 수 있는 근거”라고 말했다.

따라서 대차잔고가 많이 쌓여 있는 종목에 관심을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6일 기준 대차잔고가 가장 많은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로 3469만주가 쌓여있다. LG전자(066570)가 1127만주로 뒤를 이었고 POSCO(895만주), 삼성엔지니어링(874만주), OCI(579만주) 순이다.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068270)이 1124만주로 가장 많았고 파라다이스(822만주), 파트론(766만주), 포스코ICT(664만주) 등이 상위에 올랐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많이 빠졌던 조선, 화학업종에서 최근 숏커버링이 일어나는 등 대차잔고가 많은 종목 중에서도 차별화가 커지는 양상”이라며 “그동안의 주가 흐름과 대차잔고를 함께 보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