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투자 급한 中, 제조업 제한 폐지하고 병원 문도 열었다
by이명철 기자
2024.09.09 15:23:20
외국인 네거티브 리스트 개정…출판·한약도 투자 허용
제조업 분야 제한 완전 철폐, 외자 기업 투자 확대 기대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 외국인 자본 병원 설립도 허용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전면적인 개방을 선언한 중국 정부가 잇달아 규제 완화에 나섰다. 제조업에 남아있던 모든 부문의 제한 조치를 해제했고 베이징 등 대도시는 외국 병원과 바이오 업체에 개방하기로 했다. 미국과의 갈등과 경기 침체, 불안정한 경영 환경으로 외국 기업들이 중국을 빠져나가는 가운데 새로운 조치들이 효과를 볼지 주목된다.
| 중국 랴오닝성 선양의 한 병원에서 한방 창구를 개설해 상담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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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 등 정부 부처는 전날 외국인 투자 접근을 위한 특별 행정 조치(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했다. 이 조치는 오는 11월 1월부터 시행한다.
네거티브 리스트란 중국 산업에서 외국인 투자와 관련해 명시한 것만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완화적인 정책을 의미한다. 중국은 개방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삼으며 외국인 투자와 관련해 네거티브 정책을 펼쳤다.
이번 조치는 2021년 이후 나온 것인데 제조업과 관련해 지금까지 남아있던 출판(출판물의 인쇄는 중국 공산당에 의해 통제)과 한약(중국 전통 약재 관련 기술의 적용과 독점 중국 의약품의 기밀 처방 제품 생산에 투자 금지) 두 개 항목을 삭제했다.
중국의 출판과 한약 부문에서도 외국인 기업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이번 조치로 제조업에 대해선 모든 외국인 투자 제한 조치가 사라지게 됐다.
중국 국무원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회의를 열어 제조업 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을 전면 철폐하는 내용의 문건을 승인한 바 있다. 이에 주요 부처들이 후속 조치를 실시한 것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접근에 대한 네거티브 리스트 조치를 연속 개정해 93개에서 31개까지 줄였다. 올해 추가 조치에 따라 네거티브 리스트는 29개로 감소했다. 자유무역시범구에 대한 네거티브 리스트는 같은 기간 122개에서 27개로 축소됐다.
중국 정부는 같은날 베이징·톈진·상하이와 장쑤성 난징·쑤저우시, 광둥성 광저우·선전시, 하이난성 전역에서 순수 외자 병원 설립을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중국 베이징 자유무역시험구,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광둥 자유무역시험구, 하이난 자유무역항에서는 외국인 기업에 인체 줄기세포와 유전자 진단·치료 기술 개발·응용, 제품 등록·상장·생산을 허가하기로 했다.
중국 주요 도시에서 외국 자본의 병원 설립이 가능해지고 바이오 기업들의 중국 내 활동이 사실상 승인되는 조치인 셈이다.
중국의 대내외 경제 우려 요인이 커지면서 외국인 기업들은 속속 중국을 떠나고 있다. 올해 1~7월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5395억위안(약 102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6%나 감소했다.
이에 중국은 올해 7월 주요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전면적인 개방 심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일련의 조치들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거시경제학원 대외경제연구소 신흥경제연구실 소장 겸 연구원 리다웨이는 “새로운 네거티브 리스트의 도입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정책들의 시행은 중국에 대한 다국적 기업의 신뢰를 높이고 향후 외국인 투자 관리 시스템 개혁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며 더 많은 외자 기업이 중국 산업에 참여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