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예람 특검, 전익수 포함 8명 기소…"국방부 놓친 범죄행위 밝혀내"

by성주원 기자
2022.09.13 15:44:45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공군 내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해온 안미영(56·사법연수원 25기) 특별검사팀이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을 포함해 총 8명을 기소하며 100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전 실장은 특검의 수사 결과를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지만 특검팀은 전 실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특검은 13일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지난 100일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군 법무관 출신 변호사 1명을 구속 기소하고, 전익수 실장 등 장교 5명, 군무원 1명, 전 부사관 1명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공군 제20전투비행단(20비) 소속 이예람 중사가 지난해 3월 선임 장모 중사에게 강제추행을 당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 중사가 관사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알려져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그해 국방부가 검찰단과 특임군검사를 통해 120일간 수사를 벌였고 15명을 기소(구속 3명, 불구속 12명)했다.

그러나 관련 의혹은 다 해소되지 않았고 부실수사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지난 6월5일 특검이 출범했다. 특검은 국방부 및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약 5만페이지에 달하는 기록을 인계받았고 18회의 압수수색, 연인원 164명 조사, 디지털포렌식 등 광범위한 수사를 펼쳐 기존 수사에서 잡아내지 못한 불법행위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예람 중사가 사망하기 전 이 중사 소속 부대의 대대장 및 중대장, 군검사의 범죄행위를 확인한 것은 물론, 이 중사 사망 이후 수사과정에서 벌어진 사건 무마와 2차 가해 범죄행위도 포착했다. 공군 법무관 출신 변호사의 증거위조 행위도 밝혀냈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100일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수사 결과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안미영 특검은 “기존 국방부 수사 내용 및 결과에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면서 피해자의 사망과 관련된 불법행위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총력을 쏟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디 이번 특검 수사를 계기로 성폭력 피해자의 두려움과 고통을 외면하고 설 자리마저 주지 않는 군대 내 그릇된 문화와 낡은 관행이 개선되고, 고 이예람 중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특검의 수사 결과 발표 직후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은 입장문을 통해 “(특검이) 끼워맞추기 식으로 법무실장과 군 관계자들을 기소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끝까지 무죄임을 밝힐 것”이라고 반박했다.

법무실장이 자신을 수사하던 군검사를 상대로 위력을 행사했다는 특검의 공소사실에 대해 전 실장은 “해당 사건의 피의자 신분에 있던 법무실장이 담당 검사에게 사실 아닌 내용에 대해 항의했던 것뿐이고, 당시 군검사는 육군 소속으로 피의자와 상하관계에 있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에 대해 “수사 과정에서 그 부분(위력 행사)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 전화녹음이 발견됐고 그것을 근거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 초동수사 의혹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