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인스타 각"…2030 '감성' 공략하는 유통가
by백주아 기자
2022.04.08 15:14:57
세련된 전통주 ''원소주'' 온오프라인 완판 행렬
몽환적인 감성 담은 캡슐 커피 ''레브''
독특한 인테리어로 소비자 발길 잡는 ''누데이크''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유통업계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잡기 위한 ‘감성’ 마케팅에 한창이다. 눈길을 사로잡는 특별한 디자인과 브랜드 스토리를 녹여낸 감각적인 공간 등을 마련해 먹고 마시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는 추세다.
| ▲가수 박재범이 지역 양조장과 협업해 제작한 프리미엄 증류주 ‘원소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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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가수 박재범이 세운 원스피리츠의 ‘원소주’ 온라인몰은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소주는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한 전통 증류식 소주다.
원스피리츠는 지난달 31일부터 원소주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한 달간 주말을 제외한 5일간 매일 오전 11시 하루 2000개씩 판매하는데 1~2분 만에 준비된 물량이 소진된다. 온라인 판매 일주일 만에 공식몰 회원수는 12만명을 돌파했다. 원스피리츠 측은 원소주의 편의점 입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8일 원소주는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에서 조기 품절됐다. (사진=원소주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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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원소주 인기를 ‘감성’ 마케팅의 대표 사례로 보고 있다. 원소주는 지난 2월 25일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첫 선을 보인 후 출시 일주일 만에 초도물량인 2만병을 완판했다. 지난달 16~20일 5일간 진행한 신사동 팝업스토어도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특히 팝업스토어 내 원소주 대형 로고를 형상화한 포토월과 대형 설치물로 제작된 원소주를 전시해 MZ세대가 열광하는 ‘인스타그래머블’ 요소를 충족시켰다는 분석이다. 한 병당(375㎖) 1만4900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나도 샀다’는 인증을 위해 온·오프라인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 쟈뎅 캡슐커피 브랜드 ‘레브’. (사진=쟈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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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패키지와 팝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 사례도 있다. 커피와 티 전문기업 쟈뎅이 지난해 12월 론칭한 캡슐 커피 ‘레브(REVE)’는 ‘꿈처럼 아름다운 커피’를 선사한다는 콘셉트로 브랜드 특유의 몽환적인 무드를 제품과 온·오프라인 콘텐츠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로스팅 강도와 맛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제품 패키지 디자인으로 SNS 상에서 홈카페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판타지적 미장센을 담은 TV 광고를 비롯해 문화적 콘텐츠를 결합한 오프라인 체험 공간 ‘One Dreamy Day’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트렌디한 2030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쟈뎅 관계자는 “레브는 네스프레소 오리지널 머신에 호환되는 총 6종 라인업으로 구성됐다”며 “수십 년간 쌓아온 연구개발(R&D) 데이터와 노하우 그리고 독자적으로 설계된 생산 설비에 기반한 국내 자체 생산 시스템으로 집에서도 갓 내린 듯 원두커피 고유의 아로마와 맛을 신선하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젠틀몬스터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 (사진=젠틀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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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디자인과 감각적 인테리어로 인기를 끄는 브랜드도 있다. 아이웨어 패션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론칭한 ‘누데이크’는 지난해 2월 서울 도산공원을 시작으로 롯데백화점 동탄점,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 등에 이색적인 공간을 연출하며 2030 세대 방문을 이끌고 있다. 독특한 오브제와 조형물을 구비한 매장은 예술적 감각이 두드러진다. 또 매장에서 반복적으로 디저트를 먹는 영상을 지속 보여주는 등 시각적인 주목도 끌고 있다.
제품은 ‘누데이크’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담았다. 파티시에와 바리스타가 함께하는 F&B팀을 비롯해 오브제·패션·공간·그래픽 디자이너 등이 패션과 아트에 영감 받아 선보인 만큼 독특하면서 맛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킨다.
대표 메뉴로는 ‘찢어 먹는 케이크’로 알려진 진한 말차 크림을 채운 블랙 페이스트리 크러스트 ‘피크 케이크’와 다크 초콜릿 크러스트와 부드러운 마스카르포네 필링으로 완성한 치즈 케이크 ‘콜로세오 케이크’ 등이 있다. 온라인 상에 누데이크를 태그한 사진이 2만장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뛰어난 품질에 브랜드 스토리텔링까지 더한 제품에 카메라를 켜고 지갑을 열고 있다”며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에서 나아가 감성을 자극하고 다른 브랜드들과는 차별화되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요소로 맛과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