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 日 선구매·후지불 스타트업 ‘페이디’ 인수
by김무연 기자
2021.09.08 14:35:40
몸값 3조1500억원…올해 말 인수 마무리
스퀘어, 호주 애프터페이 인수에 맞불
현금 선호 日서도 BNPL시장 성장세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국 결제업체 페이팔이 일본 선구매·후지불(BNPL) 스타트업 페이디 인수를 추진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세계적으로 BNPL 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점을 겨냥해 영향력을 선점하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은 페이팔 홀딩스가 페이디를 27억달러(약 3조1500억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인수 건은 올해 말 완료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페이팔의 일본 책임자인 피터 케너번은 “페이디는 일본 시장에 맞춘 선구매 솔루션을 개척했다”라면서 “페이디의 브랜드, 기능 및 재능 있는 팀을 페이팔의 전문 지식과 글로벌 네트워크와 결합하면 전략적으로 중요한 일본 시장에서 추진력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라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BNPL은 결제업체가 소비자 대신 먼저 물건값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구매 후 일정 기간에 걸쳐 결제업체에 대금을 분할 납부하는 서비스다.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수요가 확장하고 있는 영역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BNPL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스웨덴의 클라나,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어펌도 BNPL 시장에 뛰어들었다.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가 이끄는 결제 업체 스퀘어도 290억달러(약 34조원)에 호주의 애프터페이를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스퀘어의 애프터페이 인수와 페이팔의 페이디 인수가 글로벌 BNPL이 합종연횡해 규모를 키우는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일본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온라인 쇼핑 시장을 지녔지만, 여전히 현금 거래를 선호하고 있다. 페이팔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소비의 약 75%가 현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페이디는 일본의 BNPL 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이디 가입자는 온라인 쇼핑 후 결제수단으로 페이디를 선택하고 이메일 주소와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한 뒤 전송된 인증번호만 입력하면 구매를 완료할 수 있다. 소비자는 물건을 먼저 받은 뒤 나중에 페이디에 입금하면 된다. 현재 페이디는 현재 6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마존·쇼피파이·애플·라쿠텐 등 전자 상거래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다.
페이디는 페이팔에 인수되기 앞서 다양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일본 종합무역상사 이토추는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인수에 나선 페이팔 또한 회사에 투자를 진행했다. 지난 3월 1억2000만달러(약 1400억원)를 투자받을 당시 기업가치를 13억달러(약 1조5210억원)으로 평가받아 ‘유니콘’(기업 가치가 1조원이 넘는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