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文정상회담 하루전 亞증오범죄 방지법 서명

by김보겸 기자
2021.05.21 17:20:37

바이든 "침묵은 범행 공모…목소리 내고 행동해야"
법무부에 전담인력 두고 인종차별 대응키로
亞정상 文과 정상회담 앞두고 상징적 제스처

20일(현지시간) 코로나19 증오방지법에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아시아계 증오방지법안에 서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늘면서 이를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조치로,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코로나19 증오방지법’에 서명하며 “몇 세기 동안 아시아계와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섬 주민들 등 다양하고 활기찬 공동체들은 이 나라의 설립에 도움을 줬지만 자주 잊혀지고 무시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처받은 모든 이들을 향한 내 메시지는, 우리는 당신을 보고 있다는 것이며 의회도 마찬가지”라며 “침묵은 범행을 공모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계 어머니를 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거들었다. 그는 “증오가 우리 사회를 얼마나 잠식하는지, 우리의 발전을 얼마나 가로막는지 봤다”며 “증오에 맞서 단결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우리 나라를 강하게 만드는지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안 서명에 그쳐선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종차별은 미국에 존재한다. 외국인 혐오, 반유대주의, 이슬람 혐오, 동성애와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 등 모든 형태로 존재한다”며 “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아시아계 증오방지법은 지난 18일 하원에서 364대 62로 압도적인 찬성 속 통과됐다. 반대표는 모두 공화당에서 나왔다. 상원에서도 지난달 22일 공화당 조시 홀리 상원의원을 제외한 모두가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서명된 법안에는 법무부가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범죄 사례를 수집하고 전담 인력을 배치해 관련 범죄에 대응토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코로나19와 관련해 인종차별적 용어를 쓰지 못하도록 행정부가 지침을 제공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편 이번 서명이 아시아 국가 정상인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친화적 메세지를 던지는 등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