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제한 풀린 김승연 회장, 경영복귀 임박…신사업·경영승계 속도

by경계영 기자
2021.02.18 11:26:56

18일부로 취업제한 규정 종료
이달 말 주총 결의안서 복귀 형태 윤곽
세 아들 경영권 승계·미래 신사업 본격화 전망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취업제한이 18일 끝나면서 그룹 경영에 공식 복귀할지 관심이 쏠린다. 7년 전 물러났던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를 다시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경영 전면에 나선 김 회장이 우주항공을 비롯한 미래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


18일 재계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에게 적용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취업제한 규정이 이날 해제됐다.

앞서 김 회장은 2012년 8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돼 2014년 2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판결을 받아 ㈜한화(000880)를 비롯한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김 회장은 2019년 2월 집행유예가 종료됐지만 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집행유예의 경우 형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 동안 해당 회사로의 취업이 금지돼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18일 취업제한이 끝난 김 회장은 19일부터 공식 경영 복귀가 가능하다.

그간 김 회장이 경영 전반에 관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법적 제약이 없어지면서 공식 대표이사 혹은 등기이사 직함을 달고 직접 경영에 나설 수 있게 돼 경영 보폭이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아직 김 회장의 행보가 구체적으로 결정되진 않았다.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등기임원 선임 등 안건을 포함한 주총 소집 결의를 공시하는 이달 말께 복귀하는 계열사와 그 형태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지금처럼 회장직만 유지하고, 등기이사나 대표이사를 맡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미 지난 7년 동안 등기이사를 맡지 않고도 경영 활동을 이어왔다.

더욱이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사이 장남 김동관 사장이 한화솔루션(009830)을, 차남 김동원 전무가 한화생명(088350)을 각각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삼남 김동선 상무보도 한화에너지로 복귀하는 등 그룹 3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경영권 수업을 강화하면서 승계 작업을 본격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회장이 공식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신사업에 본격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사업에서의 성장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지난달 인공위성 전문업체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인수하는 등 우주사업 투자를 본격화했다. 한화시스템(272210)도 도심 에어택시 등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미국통’으로 꼽히는 김 회장의 미국 정·관계 인맥도 한화의 신사업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1년 설립된 한미교류협회의 회장을 맡았던 그는 미 헤리티지재단과 오래 인연을 이어왔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식에 초대 받았다.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가 지난해 10월26일 오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