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박원순이 우상호, 우상호가 박원순"
by박지혜 기자
2021.02.10 11:27:5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10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제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도 나의 동지”라고 밝혔다.
우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 씨의 손 편지를 읽으면서 울컥했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 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며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 제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 후보는 오는 11일 박 전 시장의 생일이라면서 “비록 고인과 함께 할 수 없지만 강난희 여사와 유가족이 힘을 내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빨간 잠망경 앞에서 열린 ‘청년, 우상호와 함께’ 현장 간담회에서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앞서 지난 6일 강난희 씨의 자필 편지라는 문서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했다.
이후 박 전 시장 사후 결성된 추모 사업 단체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이하 ‘박기사’)는 “강난희 여사의 편지는 이날 가족을 통해 ‘박원순을기억하는사람들’ 측에 전달되었고, 이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외부로 전파되었다”며 “‘박원순을기억하는사람들’은 이 편지가 널리 공개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 강난희 여사의 뜻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유를 자제해줄 것을 지지자들에게 요청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해당 편지에는 “박원순의 동지 여러분 강난희입니다”라고 시작하는 A4 용지 3장 분량의 글이 담겼다.
강 씨가 작성했다는 편지는 ‘박 전 시장이 그럴 사람이 아니다’,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강 씨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박 전 시장 관련 직권조사 결과 발표 전 제출했다는 탄원서도 공개됐다. 탄원서는 ‘박 전 시장이 여성 인권에 주춧돌을 놓았다’, ‘박 전 시장의 인권을 존중해달라’는 취지다.
편지는 이날, 탄원서는 지난달 22일 작성한 것으로 표기돼 있다.
특히 편지에는 “이번 박기사의 입장문을 본 후 저희 가족은 큰 슬픔 가운데 있다”며 “입장문 내용 중에 ‘인권위의 성희롱 판결을 받아들이고, 박원순의 공과 과를 구분하고, 완전한 인간은 없다’는 내용이 있다”고 토로하는 내용이 있다.
박기사는 인권위가 지난달 25일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행한 성적 언동은 인권위법에 따른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는 내용의 직권조사 결과를 내놓자,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인권위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피해자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밝혔다.
강 씨의 편지에 대해 피해자 측은 국가기관이 성희롱이 맞다고 판단하고 민주당까지 사과한 상황에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SBS ‘뉴스 8’을 통해 “그분들(박원순 지지자들)이 믿고 싶은 어떤 것을 위해서 아마 이런 것을 공개하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관계 확인을 하고 싶으면 박 시장 휴대전화를 포렌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박기사’ 측은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감내하기 힘든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가 손 편지로나마 호소할 수밖에 없는 유족의 절박한 심정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호도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