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인적쇄신 마무리..키워드는 '친박(親朴)'

by피용익 기자
2014.06.13 17:10:45

친정체제 강화로 국가개조 속도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틀에 걸쳐 단행한 인적쇄신의 키워드는 ‘친박(친 박근혜)’으로 요약된다. 청와대 3기 참모진은 물론 정부 2기 내각 구성원은 관료 출신이 최대한 배제된 반면 친박계 정치인들이 전진 배치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느슨해진 국정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13일 개각 발표를 통해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한 최경환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 정치인으로 꼽힌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그는 박 대통령이 올해 초 내놓은 ‘경제개혁 3개년 계획’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최 후보자에게 차기 경제팀 컨트롤타워를 맡긴 것은 자신의 국정철학을 반영한 경제 정책을 제대로 펴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언론인 출신인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박 후보 캠프에 공보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학계에서 온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내정자는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 친박 성향의 인사다.

재선 의원인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친이(친 이명박)’ 정치인으로 분류되지만, 2012년 국회에 재입성할 당시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었다는 점에서 인연이 있다.

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유임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18대 대선 때 박근혜 캠프의 대선기획단장을 지낸 친박계다.



전일 단행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도 친박 성향의 여당 출신들이 기용되면서 친정체제가 강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이완구 의원이 맡게 된 점을 고려하면 당·정·청 모두에서 친박의 장악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무수석에 내정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대표적인 친박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경제수석에 발탁된 안종범 의원은 ‘박근혜의 브레인’으로 불린다.

박 대통령은 이처럼 친박 정치인들을 자신의 주변에 배치한 반면 관료 출신들은 최대한 배제했다. 이는 공직사회 개혁에 대한 의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개혁의 주체와 대상이 같을 수 없다는 논리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당초 청와대 참모진 개편 대상이 된 조원동 경제수석과 모철민 경제수석이 입각할 것이란 관측이 있었으나 개각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교수 등 전문가들도 2기 내각에 상당 수 포진했다. 유임된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외에도 이번 개각을 통해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합류하게 됐다.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에 내정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