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유아인 징역 1년형 구속…法 "마약 규제 경시"

by최오현 기자
2024.09.03 14:40:40

유 씨, 181차례 마약 투약 및 불법 처방 혐의
法 "약물 의존도 심각…도주 우려 법정 구속"
지인 최 씨, 징역 8개월형 집행유예 선고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8)이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3일 오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 씨에게 징역 1년형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약물재활교육 80시간 이수를 명했다. 검정색 양복을 입고 법정에 들어선 유 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선고를 들은 뒤 “많은 분들께 심려 걱정 끼쳐서 죄송하다”며 울먹였다.

앞서 유 씨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병원 14곳에서 미용 시술 목적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프로포폴, 미다졸람, 레미마졸람, 케타민 등 의료용 마약류를 181회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2021년 5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44회에 걸쳐 타인 명의로 1000정이 넘는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혐의와 지인에게 증거를 인멸하도록 한 혐의 등도 적용됐다. 유 씨 측은 마약 투약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앓고 있던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에 대한 치료 목적이었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유 씨가) 오랜기간 수면 장애, 우울증을 앓았고 의료용 마약 상습 투약과 매수 동기 역시 잠잘 수 없었던 고통으로 보인다”면서도 “범행의 기간, 횟수, 방법, 양에 비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프로포폴은 의존성·중독성으로 법령에 따라 엄격히 관리되는데 피고인은 관련법이 정한 관리 방법의 허점을 이용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수면 마취제 의존에 더해 대마도 흡연해 마약류 이용에 대한 경각심이 약하고 규제를 경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을 진료한 의료진 일부는 프로포폴의 과다 투약 위험성을 설명하고 주의를 줬는데도 범행해온 점을 비춰볼 때, 피고인이 향정신성 의약품 의존도가 심각하고 재범 위험성 낮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도주의 우려를 들어 법정 구속했다.

다만 재판부는 지인에게 대마 흡연을 권유하고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유 씨는 해당 혐의에 대해 부인해왔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유 씨가)사회적 영향력으로 자신의 죄를 덮는데 불법한 행위를 했다”며 그에게 징역 4년, 벌금 200만원, 추징금 150여만원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유 씨와 함께 기소된 그의 지인 미술작가 최 씨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 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범인도피 등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최 씨에 대해서도 징역 4년형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