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은 기자
2014.01.16 17:14:29
인수 이후 증자 등 가격 예측 어려워…실무진들 투자 반대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KB금융지주가 동양증권 인수에 발을 빼면서,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새마을금고중앙회(이하 새마을금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동양증권의 대주주인 동양인터내셜과 동양레저는 이날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과 킥-오프(Kick-Off) 미팅을 갖고, 구체적인 매각 계획을 논의했다. 다음주 중 공개 입찰을 위한 매각 공고를 내고, 인수의향서 접수 등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 인수를 위해 유안타증권이 이미 내부 실사까지 마친 상황이여서 빠르게 딜을 진행해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유력 인수 주체로 거론돼왔던 곳들이 초반부터 발을 빼면서 가격 흥정에 주도권마저 빼앗길 처지다.
비은행 금융 강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 의사를 꾸준히 비춰온 KB금융지주가 동양증권 인수 의지를 접었다. KB금융은 전날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에서 “증권사 인수합병(M&A) 추진을 지속적으로 검토 중이나 동양증권 인수는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KB금융을 제외하고 국내 금융기관 중 유력 인수 주체로 거론됐던 새마을금고 역시 동양증권 인수전 참여가 불확실하다. 동양증권 인수에 대한 실무진들의 반대가 거세 인수전 참여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티저 레터(teaser letter)를 받으면 동양증권 인수에 대한 검토는 해보겠지만, 현재로서는 동양증권 인수에 대한 내부 분위기는 좋지 않다”며 “새마을금고는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 검토 단계에서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양증권은 인수 이후 증자 등 추가 자금 수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및 회사채 불완전판매에 대한 배상금액을 가늠하기 힘들어 공정가치(fair value)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다. 동양그룹 계열사 회사채 및 CP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2조원으로 추산된다.
다만 동양증권이 최근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20% 수준의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고, 폭넓은 영업망을 갖춘 증권사임에도 불구하고 인수가격이 2000억 원대에 불과한 점은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