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원 구성 논의한다더니..불법사찰 ‘신경전’

by이도형 기자
2012.06.14 18:11:57

▲ (사진=김정욱 기자)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소회의실에서 만나 회담을 갖고 있다.

[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여야가 난항 중인 19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위해 14일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하지만 여야는 협상에 임하기에 앞서 원 구성보다는 민간인 불법 사찰을 둘러싼 신경전을 벌이는데 열중했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 회의실에서 원 구성 협상을 위해 회동했다. 공식적으로는 지난 5월 말 이후 다섯 번째 만남이다.

양측은 처음에는 “변화를 만들자”(김 원내수석부대표), “조금이라도 진보해야 한다”(박 원내수석부대표)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민주당이 먼저 공세를 시작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검찰의 민간인 사찰 재수사 발표를 거론하며 “시골 파출소도 (검찰보다) 조사를 잘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대응도 만만치 않았다. 김 원내수석 부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민간인 불법 사찰이) 있었다”고 응대했다.



이에 박 원내수석 부대표가 “우리는 민간인 불법 사찰을 한 적이 없다”며 “(새누리당이) 야당일 때 (민간인 불법 사찰이 있다고) 주장하고 털었어야 했다”고 맞섰다.

그러자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에 도청이 없다고 온 동네 떠들고 다녔는데 결국 있지 않았느냐”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박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5공화국, 유신 때까지 (민간인 불법 사찰을) 조사해야겠다”며 반응 강도를 올렸다.

한편 양측은 이번 만남에서도 원 구성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의견 접근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