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김 뒤이어 '굴' 육성…양식단지 조성·스마트화로 수출액 2배 확대

by권효중 기자
2025.01.09 10:30:00

해수부, 9일 ''굴 양식산업 발전방안''
2030년까지 굴 수출액 2배 늘린 1.6억달러까지 확대 목표
집적화 단지·전용어항 조성, 자동화·스마트화로 효율성↑
고부가가치 ''개체굴'' 생산 늘려 수출·소비 저변 확대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정부가 K-김에 이어 대표 수출 수산물로 ‘굴’을 띄우기 위해 양식 전용어항과 배후 산업단지 등 산업 전반을 육성한다. 자동화 기계 등을 보급해 생산 효율을 끌어올리고, 오염원 관리도 체계화하기로 했다.

(사진=게티이미지프로)
해양수산부는 9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굴 양식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동서양에서 모두 즐겨먹는 인기 수산물인만큼 2030년까지 굴 수출액을 현재의 2배인 1억 6000만달러(약 2328억원)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현재 한국은 프랑스와 중국에 이은 세계 3번째 굴 수출 국가다. 그러나 껍질 단위로 팔려 유럽 등지에서 소비되는 ‘개체굴’과 달리 한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것은 굴 여러 개가 붙어 있는 ‘덩이굴’이다. 이에 수출 저변 확대를 위한 개체굴 생산 증대와 더불어 굴 양식산업을 전반적으로 현대화·집적화하겠다는 것이 해수부의 계획이다.

먼저 굴 양식 집적화 단지, 양식 전용어항 조성을 검토한다. 기존 굴의 주요 생산지이던 경남 통영, 거제와 전남 여수 등에 흩어져 있는 400개소의 굴 까기 공장을 집적화하거나, 전용어항에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정호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관은 “입지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사업비 총 10억원)을 들여 실현 가능성,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내년까지 선정을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굴 생산 공정도 현대화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공동 작업장 내 컨베이어 벡트와 굴 껍질을 까고 세척하는 맞춤형 장비 등을 보급하고, 해상에서 자동 채취와 1차 세척을 할 수 있는 작업선도 보급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껍질을 까거나, 덩이째 생산된 굴을 개체로 분리하는 장비 등을 추가로 개발·연구해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굴 생산 저변을 위해 국내 소비도 촉진한다. 식품 가공업체를 대상으로 굴 가공식품 제작·판매를 지원하고, 굴 요리법도 보급한다. 현재 5억원 수준인 굴 자조금 규모도 확대해 굴 업계의 자체적인 성장도 유도할 계획이다. 서 어촌양식정책관은 “정부 지원과 업계에서 절반씩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판로 개척, 생산비용 절감 등과 더불어 전반적인 소비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출 저변 확대를 위한 개체굴 생산도 확대한다. 현재 전체 굴 생산량 중 1% 가량을 차지하는 개체굴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늘린다는 목표다. 개체굴은 부가가치가 높지만, 기존 덩이굴 양식 시설과 다른 시설에서 길러야 해 초기 진입비용이 많이 들고 국내 소비량도 많지 않았다. 또 전체 굴 수출액 중 71%를 차지하는 미국, 일본 등 기존 수출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국제인증 취득 비용도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굴 생산 환경의 위생과 안전 관리도 강화한다. 육해상 오염원 유입 방지를 위한 시설물을 설치하고, 굴 생산 해역 인근의 하수도 보급률을 높인다. 소형선박을 대상으로는 오염원 배출 행위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굴 껍데기 자원화시설 등을 통해 버려지는 껍데기를제철소나 발전소용 부재료, 토목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오염도 최소화한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기존의 전통적 굴 산업에서 탈피해 자동화·스마트화 산업으로 변모하고, 세계 1위 굴 수출국가가 될 수 있도록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