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침체 우려하는 투자자들 신흥시장 베팅 늘린다

by장영은 기자
2023.05.22 15:33:36

블룸버그 조사서 전문가·투자자 61% "신흥국 투자 늘것"
"연준 긴축으로 美 경기침체 발생시 ''피난처'' 될 것"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신흥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려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 (사진= AFP)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문가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조사 결과 응답자의 61%는 향후 12개월 내에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19일 사이 234명의 자산 관리자와 애널리스트, 트레이더 등을 상대로 진행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도 높은 긴축을 시행하면서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신흥시장이 피난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60억달러 규모의 인베스코 디벨로핑 마켓 펀드(IDMF)를 관리하는 저스틴 레베렌즈는 “오늘날 개발도상국의 경제는 30년 전보다 훨씬 더 회복력이 있다”라며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선진국보다 인플레이션을 대응에 더 책임감을 보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IDMF는 올해 신흥국 투자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낸 펀드 중 하나다.



레베렌즈는 “지난 10년 동안 신흥국들은 더 회복력을 보였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거의 전적으로 (신흥 시장을)무시해왔다”며 “신흥 시장 전반에 걸쳐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응답자의 절반(49%)가량은 미국 경기침체로 신흥국 자산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근본적인 성장성과 매력적인 평가 가치는 여전할 것으로 봤다. 일시적인 자산 가격 하락을 겪더라도 신흥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선진국 시장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다. 말콤 도슨 글로벌X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팔 신흥 시장이 저평가되면서 선진국보다 (투자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자산 중에서도 주식이 향후 1년 내 가장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응답자의 41%가 신흥시장 최고의 투자 대상으로 주식을 꼽았으며, 전문 투자자들 중에서는 58.6%가 신흥국 자산 중 주식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답했다.

이는 선진국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신흥 시장의 상승 여력에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마켓 지수는 2.2%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비슷한 규모의 선진국 시장 주식은 9.2% 상승했다.

지역적으로는 동남아시아 시장이 최고의 투자처로 꼽혔다. 응답자의 60%가 동남아 자산이 2년 기준으로 신흥시장에서 최고의 수익을 제공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