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자산 압류해 도와달라"…WB, 2600억원 지원키로
by박종화 기자
2023.04.13 14:36:08
젤렌스키, IMF·세계은행 총회서 경제적 지원 촉구
"당장 시급한 재건사업에만 18조원 필요해" 호소
WB "핵심 인프라만 복구해도 올해 14조원 부족"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각국 경제 각료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더 많은 경제적 지원을 요청했다. 세계은행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호소에 2억달러(약 2600억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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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춘계 총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기반시설(인프라) 수천개가 파괴됐다. 주택과 에너지, 교통 등 재건 수요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러시아의 해외 자산을 압류해서라도 우크라이나를 도와달라”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그는 “국민들이 우크라이나로 되돌아오고 침략군을 전장에서 패퇴시키기 위해선 긴급한 (인프라 재건)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재정 지원) 프로그램 승인이 필요하다”며 “당장 시급한 재건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만 141억달러(약 18조원)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핵심 인프라만 재건한다고 해도 우크라이나 정부 재정은 올해 110억달러(약 14조원)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종전 후 완전 재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향후 10년간 4000억달러(약 524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은행은 우크라이나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고려해 이날 2억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지원금은 전력과 난방 등 에너지 인프라 복구에 쓰일 예정이다. 안나 비제르데 세계은행 부총재는 “2년차를 맞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은 경제적·인도주의적 파국을 빚어내고 있다”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앞서 IMF도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156억달러에 이르는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IMF가 전쟁 중인 국가에 자금을 지원하는 건 1947년 설립 이래 처음이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경제적 지원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 없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G7 재무장관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러시아에 침략전쟁에 맞서 단결을 재확인한다. 러시아의 불법행위에 대응해 제재 및 경제적 조치를 부과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