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단기성과 내려 교수 위주 수능개선위 구성

by신하영 기자
2014.12.04 14:21:21

위원 7명 중 6명 교육학회 관계 교수···현직 교사는 1명뿐
실효 논란에 “내년 3월까지 초안 내려 효율적 구성” 해명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수능 출제체제 개선을 위해 출범한 교육부의 수능개선위원회가 학교현장을 모르는 대학교수 위주로 구성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 담당과장이 “내년 3월까지 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개선위를 구성했다”고 해명했다. 단기간 내 교육부 논리에 맞춰 개선안을 마련해 줄 교수들로 위원회를 꾸릴 수밖에 없었다는 해명이다.

김도완 교육부 대입제도과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수능대책특위 출범 및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내년 3월까지 빠른 시간 안에 수능 개선안 초안을 마련하려면 시간의 제약이 따른다”며 “내년 수능시험이 어떻게 시행된다는 것을 안내하려면 내년 3월까지는 초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3일 연이은 출제오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수능개선위를 발족시켰다. 하지만 위원 7명 중 6명이 학교현장을 잘 모르는 교수중심으로 꾸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고 법조인·언론인·학부모 등 외부인이 대거 참여하는 수능개선위를 10~15인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김 과장은 “내년 3월까지 초안을 마련하려다보니 시간상의 제약이 따른다”며 교육부 장관이 애초에 밝힌 위원회 구성과 달리 교육학회와 관련된 교수 중심 위원회를 꾸린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교육부가 꾸린 수능개선위의 위원장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책임연구원 출신인 김신영 한국외대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2010년부터 이듬해까지 한국교육평가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또 현 한국교육평가학회 회장인 김경성 서울교대 교수, 전 한국교육과정학회 회장인 김대현 부산대 교수, 한국영어교육학회 회장인 김진완 서울대 교수 등이 위원에 포함됐다. 위원 7명 중 학교 현장을 아는 현직 교사는 김종우 양재고 교사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논평을 내고 “교육부, 한국교육평가원과 긴밀한 카르텔이 형성돼 있는 교육학회들은 수능 오류의 당사자들”이라며 수능개선위를 ‘반쪽짜리 위원회’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7명의 위원 가운데 현장교원은 구색 맞추기로 단 한 명만 포함된 것 자체가 교육부의 혁신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위해 교육부의 입장을 대변해 빠른 시간 내에 개선안을 마련할 인사들로 위원회를 꾸렸다”며 “현행 수능의 틀을 크게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도완 과장은 “수능 개선방안 초안이 나온 뒤에는 여러 의견을 들은 뒤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입체제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수능특위 출범식을 열고 내년 3월까지 ‘수능개선 및 대입개혁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특위 위원장은 안민석 의원이 맡았으며 위원으로는 김태년·도종환·박주선·박혜자·박홍근·배재정·유기홍·유은혜·유인태·윤관석·조정식 등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