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인간지능 99% 디지털될 것..AI, 유익하게 구축해야"
by김상윤 기자
2024.05.07 14:18:59
[밀컨 콘퍼런스 2024] ‘인류를 구하는 방법' 대담
"진실 추구하는 AI 만들 것..호기심 추구하는 AI필요"
"다행성 생활 없으면 그저 공룡처럼 자멸할수도"
'규제 폭력' 정부 비판…“쓰레기 수거 프로세스 필요”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거의 모든 지능은 디지털화될 것이고, 생물학적 지능의 비중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줄어들어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다. 인공지능(AI)를 인간에게 유익한 방식으로 구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최대한 진실을 추구하는 AI를 만들고 싶고,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AI가 거짓말을 하도록 가르쳐서는 안 되며, 사실이 아닌 말을 하도록 가르쳐서도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머스크는 이날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미국판 다보스포럼’인 밀컨연구소 2024 글로벌 콘퍼런스의 대담에서 ‘인류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 전반적인 본인의 생각을 진솔하게 말했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비버리힐스에서 열린 ‘미국판 다보스포럼’인 밀컨연구소 2024 글로벌 컨퍼런스의 대담에서 ‘인류를 구하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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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최근 몇년간 인류의 혁신을 가져다줄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기존 제조업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신약 개발을 비롯해 예술 분야까지 곳곳에 AI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챗GPT의 개발사 오픈AI 설립하기도 했던 머스크는 자신의 새로운 인공지능 회사 엑스에이아이(xAI)를 설립해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머스크는 “최대한 호기심을 추구하는 AI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 그 의지가 인류 문명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추구해야 하는 AI를 만들어야 한다며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을 예로 들었다. 머스크는 “할(영화 속 인공지능 컴퓨터)이 우주비행사들을 죽인 이유는 거짓말을 강요당해서”라며 “AI가 거짓말을 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공지능이 우주 탐사 노력을 가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인공지능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 분야가 우주 탐사 분야”라며 “그래서 스페이스X는 기본적으로 AI를 사용하지 않는다. 위성통신망 스타링크도 AI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AI를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사용처를 찾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스타링크는 빈곤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릴 핵심기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 연결은 다른 어떤 것보다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빈곤국가의 사람들이 연결을 통해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더 판매할 수 있고, 실제로 이들 국가의 GDP를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야심 차게 진행하고 있는 화성 이주 프로젝트의 이유도 밝혔다. 그는 “(달 탐사)아폴로 프로그램이 인류 탐험의 최고봉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다른 항성계로 나아가는 미래. 과거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행성(multiplanetary) 생활이 중요하다. 다행성 문명이 되지 못하면 그저 공룡처럼 자멸하거나 운석에 충돌해 죽는 것을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지나친 정부의 규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영리기업을 비판하는 것보다 규제라는 ‘폭력’을 독점하는 기업이 부작용이 더욱 크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은 죽지만 법규는 영원히 지속될 수 있고, 해가 지나면 더 많은 법과 규정이 만들어지게되면, 결국 모든 것이 불법이 될 수 있다”며 “110억달러가 투입된 캘리포니아 고속철도는 (규제로) 일부 구간에는 레일조차 설치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캘리포니아는 이시점에 거의 모든 것을 불법으로 만들었다”며 “역사적으로 규제의 거미줄을 걷어낸 것은 전쟁이다. 나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규칙과 규정에 대한 ‘쓰레기 수거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로 인해 혁신이 저해되고 있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무차별적인 이민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민 문제에 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머스크는 “검증되지 않은 대규모 이민은 재앙의 지름길”이라며 “정부가 합법적인 이민을 대폭 신속히 처리하되 국경을 안전하게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해 어느 정도 제한을 두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밤잠을 설치게 하는 요인으로 ‘문명의 종말 위험’을 꼽았다. 그는 “우리는 직관적으로 더 많은 자원이 있다면 당연히 더 많은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며 “외부위협으로부터 방어할 필요가 없다고 느낄수록 출산율은 낮아진다. 문명이 번영할수록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두 아이를 셋 이상 낳길 바란다”며 “아이는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의 원천”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54세인 머스크는 총 11명의 자녀를 뒀다. 밀컨 연구소 회장인 마이클 밀컨은 “한국처럼 출산율이 6명이었던 나라가 지금은 약 4분의 3(0.72명)이 됐다”고 맞장구 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