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으로 카풀을…현대차-럭시 차 공유사업 시동

by김보경 기자
2017.12.05 13:09:12

현대자동차가 카풀 서비스 스타트업 ‘럭시(LUXI)’와 공동으로 ‘카풀 이웃으로 내차 만들기’라는 시범 프로그램을 5일 참가자 모집을 시작으로 본격 운영한다. 카풀 서비스 이용 모습. 현대차 제공.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카풀을 시작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연구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아이오닉’이 카풀 서비스 기업 ‘럭시(LUXI)’와 공동으로 카풀 알고리즘과 시스템 등을 연구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럭시는 국내 카풀 서비스 선도 스타트업으로 등록 차량 20만대, 회원수 78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사업을 본격 시작한 이래 총 400만건 이상 카풀 매칭을 성사시킬 정도로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현대차는 럭시의 혁신적인 차량공유 비즈니스 모델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지난 8월 5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협업으로 두 회사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미래 혁신기술들을 공유경제와 융·복합함으로써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통합적 대응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먼저 ‘카풀 이웃으로 내차 만들기’라는 시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을 리스로 구매한 100명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카풀 특화 서비스 플랫폼이다. 참가자들은 현대캐피탈을 통해 아이오닉을 리스로 구입한 뒤, 출퇴근 시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고 발생한 수익을 통해 차량 리스요금을 상환한다.

출퇴근 길 빈 좌석을 공유하는 것만으로 수익을 내고 내 차를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서비스 운영사와 고객 모두 ‘윈-윈’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카풀 매칭, 요금 정산 등 카풀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운영은 럭시 측이 맡는다. 럭시는 이번 프로그램 참가자 100명에게 카풀 운전자가 받는 정산금에 20% 추가금이 가산되는 혜택을 1년간 제공한다.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현대차와 럭시는 ‘스마트 카풀 매칭’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아이오닉에 탑재된 블루링크로 분석한 운전자의 출퇴근 이동 패턴에 스마트폰으로 접수된 카풀 탑승객의 수요를 결합해 가장 효율적이고 정밀하게 매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카풀 서비스 24시간 운영과 관련 논란이 많지만, 현대차와 럭시는 이 프로그램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5~11시, 오후 5시~다음달 오전 2시로 출퇴근 시간에 한정해 운영할 방침이다.

또 럭시는 자체적으로 운전자가 카풀 서비스 제공자로 등록할 시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관련법 가이드를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를 원하는 고객은 5일부터 전용 홈페이지(www.ioniq-luxi.com)에서 가입 신청서를 작성하면 되며, 소정의 선발과정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부터 카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가입 대상은 카풀이 활성화된 서울, 경기지역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다.

현대자동차가 카풀 서비스 스타트업 ‘럭시(LUXI)’와 공동으로 ‘카풀 이웃으로 내차 만들기’라는 시범 프로그램을 5일 참가자 모집을 시작으로 본격 운영한다. 카풀 서비스 이용 모습. 현대차 제공.
최근 도시화 확대와 IT·모바일 기술 발전으로 차에 대한 개념이 소유에서 공유로 변화하고 있다. 지금의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도 상당한 변혁이 예상된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차량공유 확산으로 2030년에는 일반소비자 자동차 구매가 현재보다 최대 연간 400만대 감소하고 차량공유용 판매는 200만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컨설팅업체 롤랜드 버거는 2030년 차 공유 시장이 전체 자동차 산업 이익의 4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번 협업을 통해 차량 이동 데이터 활용 방안은 물론 공급-수요자의 매칭 알고리즘, 공유경제 운영 플랫폼 등을 면밀히 연구함으로써 기존의 차량공유 사업을 뛰어넘는 새로운 모빌리티 비즈니스 개발 역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차량공유 기술과 고도화된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을 접목시켜 운전자 없이 승객을 실어 나르는 ‘로봇택시(RobotCab)’나 ‘무인 배달 차량’ 같은 미래 혁신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더한다.

현대차가 스타트업 럭시와 협업하는 것은 미래 혁신기술을 확보를 위해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는 최근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전방위적 협력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의 파괴적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고객의 삶을 보다 자유롭고 쉽게 만들기 위해 기획했다”며 “현대차는 앞으로도 미래 모빌리티 연구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아이오닉’을 통해 고객에게 이동의 자유와 혜택을 선사할 수 있는 새로운 이동방식을 지속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럭시 최바다 대표는 “이번 ‘카풀 이웃으로 내차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공유경제를 활용한 자동차 소유와 이용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겠다”며 “특히 이동의 제한과 제약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일들을 현대자동차와 럭시의 협업을 통해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