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3]삼성 의식하는 LG “OLED로 기선제압한다”

by임일곤 기자
2013.01.09 17:00:00

권희원 LG전자 사장 "올해 차세대TV 개화 원년"
"휘어진 OLED, 부품사와 협업 중요..경쟁력 높아"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이달 초 ‘세계최초’로 55인치 화면크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시를 밝힌 LG전자(066570)가 올해를 차세대 TV 시장이 개화하는 원년으로 삼고 OLED와 울트라HD TV 두 개 제품을 축으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CES 개막 첫날 삼성전자(005930)와 동시에 휘어진 OLED TV를 깜짝 공개한 배경에 대해선 삼성을 비롯해 대만과 중국 업체 등을 의식해 전격적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희원 LG전자(066570)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사업전략 등을 밝혔다

권희원 LG전자 사장이 CES가 개막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포시즌 호텔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LG전자 제공.
권 사장은 “꿈의 화질을 제공하는 OLED TV로 기선을 제압하고 울트라HD로 시장을 선점해 차세대 TV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OLED TV는 올해에 공정 안정화와 기술혁신을 통해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면서 점차 규모의 경제가 가시화될 전망”이라며, “OLED TV가 LCD 기술 범용화로 인한 기업간 제로섬(Zero-Sum) 게임과 CRT 대체완료에 따른 수요 정체를 해결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LG전자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동시에 화면 자체가 오목하게 휘어진 55인치 OLED TV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권 사장은 자사 제품에 대해 화질이 뛰어나고 3D가 완벽하게 구현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OLED 및 휘어진 TV는 기술적 난이도가 꽤 높은 것”이라며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세트와 부품 업체간 협업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구현되기 어려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한 두 시간 간격을 두고 휘어진 OLED TV를 공개한 배경에 대해선 “이날 오전 9시 10분 전에 전시를 하기로 결정했다”라며 “대만 및 중국업체들이 따라오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컨셉을 감추려는 의도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날 먼저 제품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는 정보를 전해 듣고 전시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꼭 삼성을 의식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고위 임원은 “개막식 당일 날 깜짝 공개하기 위해 시제품 3대를 준비해놨다가 선보인 것”이라며 오히려 삼성측이 자사 발표 계획을 눈치채고 급작스레 시제품을 공개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권 사장은 이달 초 선보인 55인치 OLED TV는 순조롭게 판매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1100만원의 고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휘어진 OLED TV의 출시 계획과 가격에 대해선 “경쟁사(삼성전자)가 상반기에 제품을 내놓는다고 밝혔는데 이보다 먼저 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하며 “제품 가격은 평면 TV와 차이가 크게 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외에도 일본과 대만 및 중국의 경쟁사들의 차세대 TV 기술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권 사장은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의 경영 상태가 최근 많이 어려워졌으나 기술적으로는 우리와 경쟁 관계에 있고 원천기술도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우리와)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에 대해선 “OLED 등 특정 기술에선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아 양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 것”이라며 “그러나 중국 정부 차원의 투자가 많이 진행되고 있어 기술발전 속도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경계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2일 세계최초로 국내시장에 출시한 데 이어 전 세계시장에도 55인치 OLED TV 제품을 출시하고, 지역별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